비서관급 이상은 교수 등 전문직이 최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직원 가운데 2명 중 1명이 관료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본보가 17, 18일 이틀간 청와대 전체 직원의 출신 배경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직원 452명 가운데 관료(정치권에 몸담은 적이 없는 전직 관료 포함) 출신이 236명으로 52.2%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과 대선 때 이 대통령을 도와 정권을 창출했던 캠프 출신 ‘MB(이명박 대통령의 영문 이니셜)맨’은 모두 82명으로 전체 직원 가운데 18.1%였다. 캠프 출신은 초기 대선 캠프인 안국포럼 멤버들과 한나라당 경선 이후 선거 관련 조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이다.
청와대를 이끌고 있는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의 경우는 교수 언론인 연구원 등 ‘전문직’ 출신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포함한 전체 53명 가운데 이들의 비율이 39.6%(21명)였다.
이어 △관료 출신 35.8%(19명) △캠프 출신 20.8%(11명) △당 출신 3.8%(2명) 순이었다.
그동안 청와대 안팎과 여권 일각에서 “관료가 청와대를 장악했다” “정권창출의 중심세력이 힘을 잃었다” 등의 얘기는 나왔지만 청와대 직원의 출신 구성 비율이 수치상으로 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수석실별 관료 출신 비율을 보면 외교안보수석실이 85.2%(54명 가운데 46명)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제수석실 73.8%(42명 가운데 31명), 민정수석실 72.0%(75명 가운데 54명) 순이었다.
이 밖에 기획관리비서관실의 관료 출신 비율은 83.3%(18명 중 15명), 인사비서관실 76.9%(13명 중 10명), 의전비서관실 47.1%(17명 중 8명)로 집계됐다.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실은 관료 출신 직원이 각각 7.7%(39명 중 3명), 26.2%(42명 중 11명)로 다른 수석실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그 대신 캠프 출신 직원은 각각 53.8%(39명 중 21명)와 31.0%(42명 중 13명)로 다른 수석실에 비해 많았다.
또 한나라당과 국회에서 자리를 옮긴 당 출신 직원은 모두 44명(9.7%)으로 집계됐다. 특히 정무수석실은 수석실 전체 직원 44명 가운데 당 출신이 15명(34.1%)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관료나 캠프, 당 출신이 아닌 ‘전문직’ 출신은 모두 49명으로 10.9%를 차지했다. 이들은 대부분 교수 언론인 연구원 등으로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캠프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2기 비서진이 출범하면서 청와대 1기 비서진 때에 비해 캠프 출신이 줄고, 관료와 기타 전문직 출신 직원은 다소 늘어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청와대 내에서 순수한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총무비서관실(30여 명)과 경호처를 제외한 나머지 452명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