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료가 장악한 주요 수석비서관실
이명박 정부 국정 운영의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 주요 수석비서관실은 70% 이상이 관료 출신들로 꾸려져 있다.
외교안보수석실은 국가위기상황팀까지 포함해 관료 출신이 전체 54명 가운데 46명(85.2%)이다. 청와대에서 관료 출신 비율이 가장 높다. 외교통상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등에서 파견된 공무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경제수석실은 42명 중 31명(73.8%)으로 외교안보수석실에 이어 두 번째로 관료 출신 비율이 높다.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등 경제 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이 대부분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두 수석실이 2기 대통령비서진이 새롭게 꾸려진 뒤 관료 출신 비율이 늘어난 대표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2기 청와대에서 공무원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다.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교수 출신인 김병국 씨 후임으로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이 발탁 기용됐다. 경제수석비서관도 학자 출신인 김중수 씨 대신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1차관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민정수석실도 관료 출신 비율이 72%로 수석실 가운데 세 번째로 높다. 전체 75명 가운데 54명이 검찰 경찰 국정원 출신이다.
또 사회정책수석실은 67.9%, 국정기획수석실은 50.0%가 관료 출신들로 짜여 있다.
공무원 출신의 한 청와대 관계자는 “관료 출신이 많은 것은 이 분야가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이라면서 “전문성과 경험이 많은 관료들을 중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실에 몰린 캠프 출신
MB맨으로 불리는 캠프 출신들은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실에 주로 몰려 있다. 대변인실은 전체 39명 가운데 21명(53.8%)이, 홍보기획관실은 총 42명 중 13명(31.0%)이 캠프 출신이다. 정무수석실에도 44명 중 7명(15.9%)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캠프 출신들의 주 특기가 홍보와 정무인 경우가 많다”면서 “전문성을 요구하는 자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관료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캠프 출신들은 이 같은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선 캠프 출신의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캠프 출신들이 청와대 곳곳에 박혀 ‘신경조직’과 ‘메신저’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서 “이 때문에 ‘국정 운영이 엇박자다’, ‘공직 사회가 따로 논다’는 등의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 경제, 국정기획, 사회정책수석실의 경우 수석실별로 캠프 출신은 한두 명에 불과하다.
이명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제1부속실은 부속실장을 포함한 9명 전원이 캠프 출신이다.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의 경우 캠프 출신은 전체 53명 가운데 10명(18.9%)에 그쳤다.
이동관 대변인과 박형준 홍보기획관, 김희중 제1부속실장, 김백준 총무비서관, 김해수 정무비서관, 장다사로 민정1비서관, 권성동 법무비서관,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 박흥신 언론1비서관, 곽경수 제2부대변인, 이성복 홍보2비서관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