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9일(한국 시간 20일) 브라질 상원에서 즉석연설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가리발지 알베스 브라질 상원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알베스 의장으로부터 회의가 열리고 있는 상원 의사당으로 초청받았고 “기왕 오신 김에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마침 상원 의장단석에서 즉석연설을 하게 된 것.
브라질의 상원 의장단석에서 외국 정상이 즉석연설을 한 것은 1961년 브라질리아로 의회를 옮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마침 회의 중이던 상원의원들이 잇달아 발언을 신청해 “한국이 6·25전쟁 이후 어려움을 극복하고 고도성장을 이룬 점을 높이 평가한다”, “양국 간 교류증진을 기대한다”는 등의 희망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환대에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높은 평가에 걸맞게 더욱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파격적 환대는 ‘실용좌파’를 내세워 집권한 뒤 과감한 개혁 개방정책을 펴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 대통령과 실용주의를 내세운 이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와 양자회담을 거치면서 여러 면에서 서로 통하고 우의를 과시한 결과가 의회에도 투영됐다는 것.
한편 미국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22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리는 이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의 한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3국 회담의 초점은 북한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3자 회담에 앞서 한미, 미일 간 양자 정상회담이 열리며 여기서 부시 대통령은 북핵 6자회담에서 한일 양국의 건설적 역할에 감사를 표하고 진전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페루를 국빈 방문하고 22, 23일 이곳에서 열리는 제16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0일(한국 시간 21일) 리마에 도착했다.
브라질리아=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