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일제車몰수-장마당 폐쇄

  • 입력 2008년 11월 24일 03시 01분


■ 심상찮은 내부통제 강화

과거 김정일도 수차례 시도… 잘 안먹혀

金와병설 이후 장성택이 주도하는 듯

최근 대남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이 내부적으로도 통제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이후 북한에서 행해지고 있는 일련의 통제들은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지시에도 크게 먹혀들지 않았던 사안들이어서 주목된다.

▽일제차 몰수=북한 내부 소식통은 22일 “북한 당국이 20일부터 일제 승용차와 소형 버스를 모두 몰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전체 승용차의 80% 정도는 일제”라며 “간부들이 타던 승용차도 가차 없이 빼앗아 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을 포함해 과거 두 차례나 일제 승용차를 없애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 지시를 집행해야 할 간부들도 일제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실정이어서 성공하지는 못했다.

일제 승용차 몰수 이유는 밝혀지진 않았다.

하지만 △북한에 진출한 평화자동차 공장을 살리기 위해서라는 설 △운전석이 오른쪽이어서 북한 교통체계와 맞지 않아서라는 설 △일본과의 관계 악화 때문이라는 설 등 다양하다. 이번 몰수 조치에 일제 화물차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마당 폐쇄’ 포고=승용차 몰수 조치와 함께 최근 북한 장마당에는 “내년부터 장마당을 폐쇄하고 과거 농민시장으로 복귀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이 나붙었다고 전해졌다.

구체적으로는 장마당에서 팔 수 있는 물품을 농민들이 텃밭에서 생산한 농산품이나 수공예품 등으로 한정하고 모든 공산품은 국영상점에 위탁해 판매한다는 것.

장마당을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을 퍼뜨리는 온상으로 보고 있는 북한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장마당 폐쇄를 시도했지만 별로 성공한 적이 없다.

▽통제의 배후=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와병설 이후 강경해진 내부 통제 조치들을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연관시켜 분석했다.

그가 김 위원장의 건강이 악화된 후 ‘2인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강경 노선에 더욱 집착하고 있다는 것. 그는 2004년 실각된 후 지난해 말 복귀한 뒤로 각종 대내 검열과 숙청 작업을 누구보다 냉혹하게 집행해 왔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이달 초 “비밀경찰을 이끌고 있는 장성택이 북한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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