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OS 받은 강감찬함, 수분내 해적 진압

  • 입력 2008년 11월 27일 02시 59분


우리 선박 “나포 위기” 신고→ 고속단정 - 대잠헬기 출동 → 미사일-함포 조준

“소말리아 파병 예산 450억 책정”… 해적퇴치 시나리오는

李국방 “예산 450억 책정… 대테러 장비 구입”

나포땐 특수요원들 헬기로 투입해 선박 장악

전문가들 “군인 출신 해적 많아 방심은 금물”



“메이데이, 메이데이….”

2009년 ×월 ×일 소말리아 해역. 4500t급 한국형구축함(KDX-Ⅱ)인 강감찬함에 다급한 무선(응급 구조용어)이 날아들었다. 인근 해상을 지나던 한국 화물선이 해적에게 나포될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이었다.

즉각 대잠헬기와 해군 대테러요원들이 탄 고속단정(RIB)이 전 속력으로 출동했다. 대함미사일과 함포도 해적선 출몰 방향을 정조준했다.

잠시 뒤 우리 해군과 맞닥뜨린 해적들은 기관총을 난사하며 위협했지만 강감찬함의 함포사격과 대테러요원들의 응사에 줄행랑을 쳤다.

이르면 내년 초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이 유력한 강감찬함의 현지 작전 상황을 예상해 본 것이다.

강감찬함이 파병될 경우 대양(大洋)해군의 첫걸음을 떼는 것이자 국위 선양의 호기(好機)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 없이 파병을 서둘렀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어떻게 작전하나=우리 함정은 바레인의 미5함대사령부 예하 연합해군사령부(CTF-150)에서 미국 프랑스 영국 등에서 파견된 함정들과 함께 임무를 수행한다.

다른 함정들과 해적 출몰 해역을 순찰하며 한국인 납치가 잦은 해역을 집중 감시할 예정이다. 파병 함정의 식수와 유류, 급수 등은 소말리아 해역 인근의 지부티에서 지원받게 된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소말리아 해역 아덴 만의 국제안전수로를 항해하는 우리 선박 460여 척 가운데 납치되기 쉬운 150∼160척을 호송하고, 우리 선박들이 해적에게 납치되면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파병 예산으로 450억 원을 책정해 고속단정 등 대테러 특수장비를 구매할 계획이다.

만약 우리 선박이 해적에게 나포되거나 나포될 위기에 처하면 수중폭파(UDT)와 폭발물처리(EOD), 전천후 타격임무(SEAL)를 수행하는 해군특수전여단 대원들이 헬기와 고속단정을 타고 즉시 출동한다. 파병 함정에는 해군특수전여단 요원 30∼40명이 탑승해 24시간 출동태세를 갖춘다.

고속단정은 10여 명의 요원을 태우고 시속 72km로 항해할 수 있어 해적의 쾌속선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

대원들은 헬기 레펠과 사다리를 이용해 나포 선박에 올라 일시적으로 눈과 귀를 멀게 하는 섬광탄을 던지며 조타실과 선실로 진입한 뒤 해적들을 기습공격으로 소탕하고 인질을 구하게 된다. 통상 해상 대테러작전은 몇 분 내 완료된다.

만약 해적들이 대전차로켓포(RPG-7) 등 중화기로 저항하면 교전규칙에 따라 압도적인 화력으로 무력대응을 하게 된다.

KDX-Ⅱ에 탑재된 하푼 함대함미사일과 127mm 함포는 각각 150km와 20km 밖 표적을 명중시킬 수 있다. 분당 4000여 발을 발사하는 30mm 골키퍼 기관포는 근접하는 해상표적을 순식간에 파괴할 수 있다.

또 ‘고속정 킬러’인 대잠헬기는 한 발로 구축함을 격침할 수 있는 시스쿠아 공대함미사일 4기를 장착한다.

▽낙관과 방심은 금물=현지 작전환경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이수용 전 해군참모총장은 “해적들은 민간 선박이 지나가면 고속모터보트로 순식간에 덮쳐 10여 분 만에 납치하기 때문에 우리 함정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납치극이 벌어지면 대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해적들은 위성전화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을 갖췄고 실전 경험이 많은 군인 출신도 있어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군 관계자는 “군 당국은 파병 이후에도 해적의 한국인 납치가 계속될 경우 쏟아질 비판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여론에 떠밀려 파병을 서두르기보다 현지 여건을 면밀히 파악해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군내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영상제공: 해군본부

▶불황일수록 더 화려하게… 고급차 ‘럭셔리 마케팅’ 승부수

▶연말 ‘절세펀드 稅테크’ 서두르세요

[화보]1조원짜리 이지스함 ‘율곡이이함’ 진수식

[화보]소말리아 해적잡으러 파견되는 ‘강감찬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