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6일 “이명박 정부는 결국 민주정부 10년 동안 이룩한 대북정책의 성과를 계승하고, 대북정책의 기조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정 대표는 이날 도쿄(東京) 와세다대 오노기념강당에서 열린 ‘동북아와 한반도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미국 버락 오바마 신정부의 출범으로 북-미 관계가 급진전될 경우 이명박 정부는 대북문제에서 고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일본인 납치 문제 등으로 난관에 빠진 북-일 관계 정상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일본과의 수교를 통해 자본과 기술을 확보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으려는 생각이 있다”며 “북한이 북-일 수교를 마다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강연 뒤 “한일기본조약으로 일본의 전후 보상 문제가 해결된 것 아니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일본이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지 않거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교과서에 기재하는 등 잘못된 태도를 보여 한일 문제가 자꾸 불거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쿠시마 다카야스 전 와세다대 총장은 인사말에서 “한국에서 단결력이 강한 3개 집단이 해병대, 호남, 고려대인 것으로 들었다”며 “정 대표는 호남과 고려대 출신인 만큼 차기 대선후보가 될 수도 있다”고 덕담을 건넸다.
도쿄=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