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시장주의 강경파’ 김일근, 특구 총국장에 임명한 까닭은?

  • 입력 2008년 11월 27일 02시 59분


남측 기업들 철수상황 염두

北 독자사업 추진 포석인듯

최근 북한의 개성공단 위협을 현장에서 지휘하고 있는 김일근(53)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은 올해 10월까지 개성시 인민위원장(한국의 시장)으로 일하다 총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드러나 임명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총국장은 문무홍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장 등 남측 관계자들에게 상주인원 철수를 통보한 인물이다.

그는 2003년 6월 개성시 인민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또 같은 해 9월 최고인민회의 제11기 대의원(한국의 국회의원) 자리에도 올랐던 것으로 우리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그는 2003년 6월 개성공단 착공식에 인민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통과할 때 북측 지역에서 영접한 인물로 소개됐으나 얼굴은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의 내각(행정부) 산하 민족경제협력협의회(민경협) 소속 기관인 총국의 최고책임자 자리는 올해 2월 주동찬 전 총국장이 물러난 뒤 한동안 공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를 중앙이 아닌 지방 행정기관장이던 김 총국장이 차지한 것은 향후 개성공단에서 남측 기업들이 철수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26일 “김 총국장은 철저한 반(反)시장주의자로 알려졌다”며 “북한 지도부가 그에게 공단을 맡긴 것은 향후 남한 기업들을 철수시킨 뒤 북한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할 상황을 상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지금까지 중앙이 관리했던 개성공단 사업을 개성시라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관리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