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내 합의 어려울 듯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의, 확정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소위원회가 회의 첫날인 1일 민주당이 불참한 가운데 파행으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예산안을 수정하지 않으면 소위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태도여서 법정 처리 시한(2일)을 넘기는 것은 물론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까지도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계수조정소위는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위원들만 참석한 채 ‘반쪽’으로 진행됐다. 오후에 잠시 회의장을 찾은 민주당 의원들이 이한구 위원장에게 “야당 없이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이냐”며 거칠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충돌을 빚었고 이 과정에서 고성과 삿대질이 난무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위기를 외면한 채 부자만을 위해 짜여진 정부의 예산안은 위기관리용 예산으로 대폭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도 “경제성장률 하락에 따른 세입 조정, 부자감세 법안 철회, 지방 재정 적자 확대에 따른 대책, 일자리 창출 대책 등에 대해 정부가 대책을 내놓기 전에는 소위 심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강온 양면 작전을 펴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9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민주당이 심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명분을 주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