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길 대통령실장이 1일 한나라당 친(親)박근혜 전 대표 계열 의원들과 만나 정국 운영에 협조를 요청했다.
정 실장은 이날 서울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친박’ 성향의 비례대표인 이정현 의원, 부산 출신의 김세연 이진복 유재중 허원제 현기환 의원 등과 오찬을 함께했다.
참석 의원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신뢰 구축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두 차례 회동이 물밑접촉 없이 성급하게 이뤄져 만남 이후 오히려 사이가 안 좋아졌다”며 “미리 실무자끼리 협의해 만난 뒤 합의된 결과가 도출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참석자는 “초선 의원들은 상임위 활동을 하면서 당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며 “당정 간에 조율이 잘 안 되는 것 아니냐. 당의 목소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상황이 엄중하고, 내년 3, 4월이 되면 더 어려울 것이다. 내년 2월 대졸 실업자들이 쏟아지고 중소기업들이 도산하면 국정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 “국회에서 빠르게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 실장 측은 “최근 예산안 처리 협조를 당부하는 차원에서 두루두루 초선 의원부터 만나는 것”이라며 “한 달쯤 전부터 만나기 시작했다. 이야기하기 편하게 서너 명씩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