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남한의 민간단체들이 풍선을 통해 북한으로 보내고 있는 삐라(전단)를 수거하기 위해 군인까지 동원해 ‘삐라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2일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둔 RFA(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은 북한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는 중국 내 소식통을 인용해 “남쪽 단체들이 보낸 삐라가 대량으로 떨어지는 곳은 주로 북한군 4군단이 주둔하고 있는 황해도 장연군과 연안군 지역으로 바닷가 쪽에 많이 떨어진다”며 “장연이든가, 용연이 삐라 때문에 완전히 난리가 났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거기 군인들은 새벽에 기상해서 운동으로 삐라를 줍는다”며 “식량 단속을 하는 사람들도 식량 단속보다는 삐라에 더 눈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은 이 지역의 협동농장, 밭, 야산에는 삐라들이 여기 저기 펄럭거리고 있어 어린 아이들도 손쉽게 주울 수 있을 만큼 삐라가 쉽게 눈에 띄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북한 군부는 산하 군부대들에 삐라를 줍도록 명령했으며 황해남도 안전보위부도 이 삐라와의 전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대북 소식통은 또한 북한 당국이 삐라를 처리하는 방식이 과거와는 달려졌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에는 삐라를 발견하는 즉시 보위부와 보안서에 바치도록 주민들에게 조치를 취해왔으나, 지금은 주민들에게 삐라를 직접 줍지 말고 보위부나 보안서 등에 떨어진 장소를 신고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담당지역 보위부원들은 정보원들의 수를 배로 늘려 주민들 속에 침투시킨 뒤 삐라와 관련된 주민동향과 단서를 잡고 있다”며 “삐라를 보관하거나 삐라를 읽어 본 주민들에 대한 형벌도 한층 가혹해졌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어 “일터에서 삐라를 본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했던 한 농민이 보위부에 끌려가 취조를 받고 8년 노동 교화형에 처해졌다”고 예까지 들어가며 현지분위기를 전했다.
방송은 특히 삐라 수거에 동원된 군인과 주민들이 줍는 과정에서 (삐라 내용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 처리 문제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밖에 “최근 삐라 문제가 부각돼 남북관계가 냉각되는 동시에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이 한미군사연습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전쟁 발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