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이해 못하겠다” 예산안 처리지연 비판
이명박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장관은 산하 공기업의 구조조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연말까지 실적 등을 평가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농촌공사가 최근 전체인력의 15%를 감원하고 남아 있는 직원들이 올해 급여 인상분의 2.5%를 기금으로 만들어 퇴직자들에게 보태주기로 한 것은 공기업 구조조정의 좋은 모델이며, 경제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고통분담의 전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10월 초까지 공기업 선진화 1∼3단계 방안이 모두 발표됐는데도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다시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최근 참모들에게 “요즘 같은 상황에서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대한민국 국회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참모는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과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 등에서 그토록 재정확대 지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각국 정상들도 공감했지만, 국회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도대체 정부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냐는 하소연”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도 “세계경제의 동반 침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걱정거리”라며 “내년 상반기가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한 비상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