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삐라’ 무슨 내용 담겼기에…

  • 입력 2008년 12월 4일 02시 56분


김정일 여성편력-주민착취 폭로

반투명 비닐에 인쇄… 달러 넣기도

“(김정일은) 300만 명이 굶어죽는 고난의 행군 시기에 3년 동안 북조선 인민들을 먹여 살릴 8억9000만 딸라(달러)를 들여 자신의 아버지인 김일성의 시체를 장식하는 데 썼습니다. 이 돈으로 식량을 사다 굶주리는 인민을 먹였더라면….”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북한의 경제난(1995∼1997년) 당시 굶어죽은 가족이 있는 북한 주민이라면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 전단(삐라·사진)의 문구를 보고 분노할 것이 분명하다.

전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생활도 여과 없이 폭로한다.

김 위원장은 공식적으로는 1974년 당 전화 교환수 출신인 김영숙과 한 번 결혼했다. 하지만 성혜림, 고영희, 김옥도 김 위원장과 동거한 여인으로 외부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단은 홍일천(김일성대 졸업생), 이상진(유부녀), 손희림(소련대사 여동생), 정혜순(배우), 홍영희(배우) 등 ‘김정일의 여자’가 5명 더 있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 6·25전쟁의 진실, 남북한의 경제력 격차, 김 위원장의 수령경제(당과 군을 통해 운영하는 통치자금) 실태 등도 전단에 적혀 있다. 국군포로 등의 가족이 결성한 납북자가족모임의 전단은 분단 이후 북한에 끌려간 각종 납북자 487명의 명단과 함께 이들의 생사 확인 및 송환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두 단체의 전단은 비에 젖지 않고 잘 썩지 않도록 B5용지 크기의 반투명 비닐에 글을 인쇄했다. 바람에 잘 날릴 수 있도록 한 면을 개봉한 봉지 형태다. 또 일부 전단 안에는 1달러 등 현금을 넣기도 한다. 10만 장을 날려 보내는 데 전단 제작비와 풍선 가스비 등 400만∼500만 원이 든다고 하니 장당 비용은 40∼50원꼴인 셈이다. 비용은 회원과 독지가들의 성금으로 충당한다.

두 단체 회원 6명은 3일 오전 11시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에서 전단 10만 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담아 북으로 날려 보냈다.

전단 살포를 반대하는 진보 단체 회원들은 이날 나타나지 않아 전날과 같은 충돌은 없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파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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