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2010년까지 한시적 인하

모처럼 웃음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5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파행 중인 예산안 심사와 법안 처리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서로 손잡고 있다. 오른쪽부터 원혜영 민주당, 홍준표 한나라당, 권선택 선진창조모임 원내대표. 안철민 기자

■ ‘감세법안’ 합의 주요 내용

종 부 세 5∼10년 보유 1주택자 20% 세액 공제

양 도 세 2주택자 세율 6∼33%, 3주택 이상 45%

법 인 세 과표기준 2억원까지 세율 10%로 낮춰

상속증여 中企가업승계때 최대 100억 세액 공제

부 가 세 민주당 요구했던 3%P 인하는 수용안해

국회가 5일 극적으로 정상화돼 경제위기 상황에서 그동안 지연됐던 새해 예산안 처리가 12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큰 시각차를 보였던 감세(減稅) 법안의 주요 쟁점과 기타 세제 개편안에 대해서도 합의를 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게 됐다.

○ 부동산 세제 완화

여야는 정기국회 회기 마감일인 9일 이후 임시국회를 소집해 12일에 내년도 예산안을 최종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심사를 중단했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도 이날 오후부터 정상적으로 가동됐다. 여야는 주말에도 소위를 열어 11일에는 예결특위를 통과시킬 계획이다.

또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했던 종합부동산세와 소득세, 법인세 등 감세 법안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들 법안을 통과시켰다.

여야가 큰 이견을 보였던 종부세 세율은 사실상 정부안대로 통과됐다. 민주당은 당초 기존 세율(1∼3%)을 유지하자고 주장했다가 결국 50억 원 초과(과표 기준) 아파트에 대해서만 세율을 1.5∼2%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50억 원 이하 아파트는 정부안대로 과표가 6억 원 이하(공시가격 6억∼12억 원)인 아파트부터 과표 구간별로 0.5∼1%의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과세 기준 금액은 6억 원으로 하되 단독명의 1주택자는 3억 원을 추가 공제하기로 했다.

공시가격이 11억 원인 아파트를 부부 중 한 사람 명의로 보유할 경우 올해는 종부세로 397만 원가량을 내야 하지만 내년에는 22만5000원으로 94%가량 줄어든다.

또 1주택자가 5년 이상 보유하면 20%, 10년 이상은 40%를 공제해 주며 비(非)수도권에 있는 1주택자에게는 아예 종부세를 전부 면제하기로 했다.

양도소득세는 1가구 2주택자가 내년부터 2년간 팔거나 새로 사는 주택에 대해 현행 50% 세율을 6∼33%로 낮추기로 했다. 현행 양도세 일반 세율은 9∼36%이지만 근로소득세 감면방침에 따라 양도세도 낮아진다. 여야는 또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는 60% 세율을 2년간 한시적으로 45%로 낮춰주기로 했다.

또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 해소를 위해 올 11월 3일부터 2010년 말까지 새로 사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다주택자라도 6∼33%의 양도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이 밖에 1주택자가 연말까지 농어촌 주택을 사서 2주택자가 될 경우 종전에 갖고 있던 집을 팔 때 1주택자로 간주해 양도세를 비과세(3년 이상 보유 요건 충족 때)하던 혜택을 2011년 말까지 3년 연장키로 했다.

농어촌 주택 취득가액도 그동안 1억5000만 원 이하로 제한됐던 것을 2억 원으로 높였다.

○ 법인·소득세도 인하

법인세도 한나라당의 안이 거의 받아들여졌다.

13%의 세율이 적용되는 과표 기준을 1억 원 이하에서 2억 원 이하로 상향 조정하고 세율도 10%로 인하키로 했다. 2억 원 이상 구간의 세율도 25%에서 20%로 내리되 2년간 시행을 유예하기로 했다.

소득세는 4일 합의한 대로 과표 구간별로 세율을 2%포인트씩 인하하고 8800만 원 이상 구간에 대해서는 세율 인하를 2년간 유보하기로 했다.

상속·증여세는 고소득층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비판을 감안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기로 최종 정리했다. 다만 중소기업의 가업(家業)을 승계하는 경우에 한해 100억 원까지 세액을 공제해 주기로 했다.

민주당이 강력히 요구했던 ‘부가가치세 3%포인트 인하’는 한나라당과 선진과 창조의 모임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여야는 대신 음식점 의제매입세액 공제율을 106분의 6에서 108분의 8로 높여 부가세 환급액을 늘려주기로 했다. 또 영세업자 신용카드 세액공제 한도액도 6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확대하고 택시부가세 면세율을 현행 50%에서 90%로 높였다.

이 밖에 육아용품인 기저귀와 분유에 대한 부가세를 면제하는 대신 라면은 면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 장기 주식투자 소득공제

여야는 주식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에 대해선 1년차에 불입분의 20%, 2년차에 10%, 3년차에 5%를 소득공제해 주기로 했다.

불입 한도는 1인당 분기별 300만 원이며 3년 이상 가입해야 한다. 올해 10월 20일 가입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기재위는 개인의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당초 2010년부터 4000만 원 이상에 대해 과세하기로 했던 계획을 변경했다. 실시 시기를 1년 늦춰 2011년부터 작품당 6000만 원 이상에 대해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또 미술계의 반발을 감안해 국내 생존 작가 작품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아울러 학자금 부담 경감을 위해 대학 교육비 공제를 70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늘렸다.

카지노 사업도 과세 대상으로 분류하고 매출액 500억 원 미만은 비과세, 1000억 원 미만은 2%, 1000억 원 이상은 4%의 세율을 적용하되 2012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 임시국회에선 여야 대치할 듯

여야는 정기국회 핵심 쟁점들에 대해 합의했지만 연말 임시국회에서는 또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민주당의 요구사항을 놓고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여기에다 한나라당이 연내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통신비밀보호법과 국가정보원법, 신문법 등에 대해 민주당이 “당의 운명을 걸고 저지하겠다”는 태도여서 여야 간 극한 대치가 예상된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