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 대표 “시료채취 명문화 낙관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2월 8일 03시 03분



북핵 6자회담 5개월만에 오늘 재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가 8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한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7일 베이징에서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일본 수석대표인 사이키 아키타카(齋木昭隆)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함께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갖고 회담 전략을 조율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8일 오전 양자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7월 12일 이후 5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북핵 검증 의정서 채택이다.

한미일 3국은 검증 의정서에 시료채취(샘플링)를 명문화해야 한다는 견해지만 북한은 검증의 구체적인 방법은 비핵화 3단계(핵 포기 단계)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해 난항이 예상된다.

김 본부장은 이날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6자회담은 비핵화 2단계와 3단계를 잇는 연결고리 성격의 회담으로 아주 중요하다”며 “핵심 의제는 검증 의정서 채택으로 검증 의정서에는 검증의 방법과 주체, 이행계획서 작성을 위한 기본적인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회담 성과에 대해 “낙관할 수 없다”고 했다. 시료채취의 명문화 여부에 대해서도 “회담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북한의 견해를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전날 “무력화(핵불능화) 단계에서 적용되지 않는 검증방법(시료채취)을 실시해야 한다고 우기는 것은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현재로선 북한 측의 태도에 변화의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4, 5일 싱가포르에서 만나 검증 의정서에 시료채취 문제를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담이 미국 정권교체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회담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회담에 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도 최대한 실리를 얻어내려 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시료채취를 명문화하지는 않되 이를 담보할 수 있는 다른 표현에 합의하는 방안 △북한이 시료채취 명문화를 수용하고 문서 형식은 비공개로 하는 방안 등의 절충점을 찾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회담에서는 7월 회담 당시 10월까지 끝내기로 합의했던 비핵화 2단계(핵시설 불능화 및 100만 t 상당의 대북 중유 지원)의 완료 시점도 논의된다.

일본은 일본인 납치 문제 미해결을 이유로 대북 중유 지원을 유보하고 있어 일본을 대신해 중유를 지원할 나라를 찾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6일 이와 관련해 “일본이 비핵화 2단계의 경제적 보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6자 수석대표 회담에서 일본과 상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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