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소지 ‘與의원 성향 문건’ 논란

  • 입력 2008년 12월 8일 03시 03분


카메라에 잡힌 ‘성향 문건’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산업은행 민영화 등 이른바 개혁 입법과 관련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향을 정리한 보고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카메라에 잡힌 ‘성향 문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산업은행 민영화 등 이른바 개혁 입법과 관련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향을 정리한 보고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입법 비협조자 명단 담겨… 李 “금융계 인사가 건네”

한나라당 이상득(사진) 의원이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혁법안에 대한 당 소속 의원들의 성향을 적어 놓은 문건을 안경률 사무총장과 함께 읽고 있는 것이 언론 카메라에 찍혀 논란이 일고 있다.

문건의 제목은 ‘개혁입법 추진 난항 실태: 정무위원회의 경우’로 돼 있다. 문건에는 ‘이명박 정부의 금융 선진화 및 규제 개혁 차원의 핵심 개혁 입법안이 한나라당 내 이견으로 인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이라고 적혀 있다.

문건은 또 ‘△산업은행 민영화 △동의명령제 △일반 지주회사법 △인문사회연구회 개편 등 4개 법안이 좌초되기 직전’이라며 이 사안들에 대한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향도 담았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7일 “여당이 됐는데도 감시 감독을 받는다는 게 기분 나쁘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홍 원내대표는 “내가 산은 민영화에 소극적인 것도 사실이고 내용이 상당히 정확하다”면서 “그러나 조금은 오해가 있더라”고 말했다.

정무위 간사인 박종희 의원은 “문건은 공식 채널에서 보고된 것이 아니다”라면서 “당이나 행정부가 아닌 사설 정보지 수준의 정보와 사실 인식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날 점심 때 금융계 인사가 참고하라며 주기에 받아서 보지도 않고 본회의장에 들어와 펼쳐 본 것”이라며 “안 사무총장이 뭐냐고 물어봐 보여줬을 뿐이다. 이게 무슨 비밀문건이냐”고 말했다.

그러나 한 초선 의원은 “이 의원 독주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데 ‘상왕(上王) 정치’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정권 실세인 이상득 의원이 읽은 문건은 국회를 무력화시키려는 과거 독재식 발상에서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