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결렬 위기

  • 입력 2008년 12월 11일 03시 04분


1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사흘째 열린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가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수석대표인 김숙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5개국은 ‘시료채취(sampling)’ 등 과학적 검증 절차가 반드시 명확하게 포함돼야 한다고 했지만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정책과 주권 문제를 언급하면서 수용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참가국들이 검증의정서의 대부분에 관해 공동의 의견을 가지고 있었지만 북한이 거기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중국 측이 수정안을 작성하기가 용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특히 7월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의 언론 발표문에 명기한 △시설방문 △문서 검토 △기술 인력 인터뷰 등 3가지 이외에는 수용할 수 없으며 이 3가지만 해도 과학적 절차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김 본부장은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도 반박했으나 검증 합의를 전제로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를 되돌리겠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김 본부장은 말했다.

북-미 간의 견해차가 워낙 커 극적인 반전이 없는 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마지막 6자회담은 합의서를 채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핵화 2단계(불능화)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회의를 하루 더 연장할지 여부를 11일 오전 결정한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북한은 우리가 희망하는 내용을 수용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해 회의가 연장되더라도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희박함을 시사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검증의정서와 대북 경제, 에너지 지원을 포괄적으로 연계해야 한다는 한국 측 제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견해를 거듭 표명했다고 김 본부장은 전했다.

베이징=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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