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을 청와대로 불러 미국 워싱턴에 체류 중인 이재오 전 의원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신뢰를 전했다고 11일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여권 관계자의 말은 인용해 “이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 순방 중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전 의원을 만나지 않고 돌아온 후 지난달 말 이 전 의원의 측근인 진 의원을 불러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고 전했다. 둘의 만남은 이 전 의원에게 메시지를 대신 전해달라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진 의원에게 “이 전의원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으며 한국에서 같이 일하지 못하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 대선에서 열심히 뛰어준 데 대해 감사하고 있고 여전히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진 의원은 “대통령이 주로 말씀했고 나는 듣는 쪽이었다. 대통령이 애정과 신뢰를 표한 것은 맞지만 그 이상 얘기할 게 별로 없다”며 상세한 설명을 피했다는 것.
이 대통령은 그러나 최대 관심사인 이 전 의원의 조기 귀국에 대해선 별다른 지침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이 귀국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조기 귀국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역만리에서 마음 고생하는 점을 잘 알 고 있으니 염려 말고 더 기다리라’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 전 의원이 돌아오면 친이재오 세력이 다시 집결하고, 이는 대야관계는 물론 여당 내부의 갈등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조기귀국에 부정적이다. 또 이상득 의원과 신경전이 벌어 질 수 있고, 자신의 지역구(은평을)에서 당선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불필요한 잡음을 양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청와대에서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진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이 전의원이 공천파동의 책임을 지고 미국으로 갔는데, 친박연대 의원들도 대부분 당에 복귀했으니 사실상 출국 원인이 해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 전의원의 조기 귀국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시각도 불거지고 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