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연대 독자행동 ‘민주 내홍’

민노당과 한미 FTA 저지 등 對與 공조

지도부 “丁대표체제 인정 않나” 불쾌감

한나라당의 내년도 예산안 강행 처리 이후 민주당이 대여 투쟁방식을 놓고 당내에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내 비주류 강경파 모임인 민주연대 이종걸 공동대표는 16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등 민노당 지도부와 만나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 정부 여당의 ‘개혁 법안’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들은 또 이번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할 경우 공동으로 저지하기로 했다.

민주연대 우원식 대변인은 “우리가 민노당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정세균 대표로서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민주연대가 마치 독자 정당처럼 다른 당 대표를 만나 정당 간 공조를 합의하는 데 대해 상당히 불쾌해하는 모습이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당내 일개 모임의 대표가 마치 당 대표처럼 행동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보기에 따라서는 현 정 대표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연대의 당 비판은 대북 전단(삐라)을 살포하는 것과 같다”면서 “전단을 뿌리는 민간단체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전단 살포는) 남북관계에 해만 끼친다”고 강도 높게 비난한 바 있다.

문학진 안규백 의원 등 당내 개혁 성향의 의원 10여 명이 중심이 된 ‘국민과 함께하는 국회의원모임(국민모임)’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창립총회를 겸한 강연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이 보이지 않게 된 현 위기는 (지도부의) 전략 부재와 현안 대처능력 미흡, 리더십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건전한 대안 야당의 프레임에 갇혀 우왕좌왕했고 지난 정부와의 잘못된 연결고리를 단절하지 못한 지도부의 우유부단한 온정주의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