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여야 간 이견으로 서로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빚어지는 일은 자주 있었지만 이 같은 ‘무기급’ 도구가 동원된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은 이날 닫힌 회의장 문을 열기 위해 성인 팔 크기의 해머와 정으로 문고리를 부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잡히지 않도록 손을 들어 가림막을 치기도 했다.
문에 틈이 벌어지자 이번엔 쇠지렛대(속칭 빠루)를 동원해 한쪽 문을 뜯어냈다.
하지만 문 안쪽으로는 국회 경위와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이미 책상, 소파 등 집기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진입이 어려운 상태였다.
야당 당직자들은 집기를 해머로 내리치고 소형 전기톱으로 절단하려 했다. 그러나 회의장 안쪽에서 계속 맞불 작전으로 집기를 쌓아 올려 실패했다.
야당 당직자들은 안에서 집기를 더는 쌓지 못하도록 소화용 호스를 끌어와 집기 틈새로 난 구멍에다 넣고 회의장에 물을 뿌렸다. 이에 맞서 회의장 안에선 경위들이 바깥쪽으로 소화기를 분사해 회의장 주변은 난장판이 됐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