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상정 문제로 격렬하게 충돌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이날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만으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하고 비준 절차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 및 보좌관들이 공사장 해머와 전기톱 소방호스 등을 동원해 문을 부수고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상임위장 안팎은 몸싸움과 욕설 폭력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민주당 의원 20여 명은 상정 직후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김형오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으며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도 철야 농성을 벌였다.
박진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한 뒤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했다.
박 위원장은 회의를 시작하면서 “(야당의) 유례없는 폭력을 막고자 발동한 질서유지권이 유린됐다”며 “정상적인 상임위 개최를 위해 예정된 시간에 예정된 안건을 상정한다”고 말했다.
회의장에는 박 위원장과 정몽준 남경필 정진석 황진하 김충환 이춘식 구상찬 정옥임 홍정욱 등 한나라당 의원 10명만 참석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모든 법안은 이번 임시국회 내 적법 처리한다”며 여야 협상이 안 될 경우 강행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한나라당이 ‘전쟁 선언’을 한 뒤 법안 처리가 국회의 규정과 절차가 무시되는 전쟁터 이상의 의미를 부여받을 수 없게 됐다”며 한나라당을 강력 비난했다.
‘선(先) FTA 대책마련’을 요구해 온 자유선진당은 이날 “FTA 비준동의안 상정은 약속된 2시보다 조금 일찍 시작한 만큼 무효”라며 향후 FTA 관련 일정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선진당은 “FTA와 다른 상임위의 입법 활동은 별개”라며 다른 상임위의 법안처리에는 참여할 것을 분명히 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