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 확충방안 첨예 대립… 교부세율 놓고도 이견
지방소득세·소비세 도입, 지방교부세율 개편 등 지방재정 확충방안을 두고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에서 지방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2010년에 지방소득세 및 지방소비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날 재정부가 발표한 ‘2009년 경제운용방향’에는 관련 내용이 빠졌다. 1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도 지방소득세·소비세 관련 내용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지방소득세·소비세는 지방자치단체들이 해당 지역 내에서 발생한 소득, 소비에 대해 세금을 걷어 지역발전에 활용하는 재원(財源).
이와 관련해 재정부 관계자는 “지방소득세·소비세는 예전에도 논의했지만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소득세·소비세가 도입되면 지역 간 경제적 격차가 더 커진다는 것. 또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무작정 지방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는 힘들며 지방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인다.
하지만 행안부의 생각은 정반대다.
지방의 소득, 소비에 가중치를 두면 불균형 문제가 오히려 완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예를 들면 부가가치세 10% 중에서 2%를 지방에 돌려주되 지방의 소비는 1.5배로 계산하고 서울의 소비는 1배로 계산해 비율에 따라 나눠주면 된다는 것. 행안부는 내년 지방재정 개편을 앞두고 시도지사 및 지방출신 국회의원을 동원해 재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재정부와 행안부는 교부세율을 두고도 의견이 맞선다.
배국환 재정부 2차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2010년 3대 목적세(교통·에너지·환경세, 농어촌특별세, 교육세)가 내국세와 통합되면 교부세액이 지나치게 늘어나는 만큼 현재 19.24%인 지방교부세율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본보 6일자 A2면 참조
정부 “지자체도 허리띠 졸라매라”
하지만 행안부는 종합부동산세 개편, 소득세 및 법인세 감세, 경기침체로 지방이 3중고(苦)를 겪는 만큼 교부세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