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업현장 방문 - 黨기념식 참석 ‘바쁜 하루’

  • 입력 2008년 12월 20일 02시 59분


대선승리 1년…“지금은 행동 보여줘야 할 때”

재미교포 선물한 목도리 두르고

‘욕쟁이 할머니’와도 반가운 포옹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승리 1주년인 19일 하루를 근로자들과 함께 기업 현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일찍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안상수 인천시장 등의 안내로 인천항 5부두 자동차 선적 현장을 방문했다. 먼동이 터오는 가운데 김종태 인천항만공사 사장으로부터 현황브리핑을 받은 뒤 현장을 둘러보며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일하던 한 근로자에게 “밥은 먹었느냐”고 물은 뒤 “아직 먹지 않았다”는 대답에 “시장하겠다. 식사부터 하시라”면서 “열심히 하고 내년 한 해만 더 참고 견뎌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인천항 터미널에서 근로자들과 아침식사를 한 뒤 GM대우 부평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티타임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고동색 잠바에 푸른색 목도리를 둘렀다. 이 목도리는 미국 시애틀에 살고 있는 교포 강보옥(83) 할머니가 “4일 이 대통령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무시래기를 파는 박부자 할머니에게 목도리를 풀어 주었다는 신문을 보고 많이 울었다. 그날부터 직접 뜨개질을 했다”는 편지와 함께 우편으로 보내온 것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나라당이 대선 승리 1주년을 기념해 서울 김포공항 스카이시티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경제살리기 국민 한마음 희망대회’에 참석해 “지난 1년을 생각하면 할 말도 있지만 지금은 할 말을 다 할 때가 아니며,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회 말미에 국민의 메시지를 발표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온 ‘욕쟁이 할머니’ 강종순(68) 할머니를 발견하고는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대선 광고에 출연했던 욕쟁이 할머니는 이 대통령의 손을 잡는 순간 눈물을 흘렸고, 이 대통령은 이 할머니를 안아주며 어깨를 토닥였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생일이자 결혼 38주년 기념일이기도 한 이날 점심을 청와대 직원들과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 장미꽃 38송이가 담긴 꽃바구니를 선물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박희태 대표 “국민과의 약속위해 진군”

한나라당은 대선 승리 1주년인 19일 ‘경제 살리기 국민 한마음 희망대회’라는 이름으로 자축행사를 가졌다. 이날 오전 서울 김포공항 스카이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사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강재섭 전 대표 등 대선 승리의 주역들이 참석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국회 파행 등의 어두운 사정을 감안한 듯 점심식사는 육개장이었고 ‘축배’는 따로 없었다.

박희태 대표는 “정권 교체와 국회 과반의석을 얻은 만큼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총진군하자”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정세균 대표 “환골탈태 과연 했는지…”

17대 대선 완패의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는 민주당은 19일 정세균 대표의 기자간담회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낮은 정당 지지율을 의식한 듯 무거운 표정으로 “그동안 환골탈태라는 말을 자주 썼는데 과연 그랬는지 자기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것 같다”며 대선 패배 1주년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현 정권이) 경제를 살리고 국가를 튼튼하게 하는 일보다는 국민을 감시하고 편 가르고 인권을 말살하는 행태를 보였는데 어느 국민이 공감하겠느냐”며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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