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행안위-정무위 회의실 점거 원천봉쇄
與 “주말 전원 대기령… 22일 9개 상임위 개최”
여야는 1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정을 둘러싼 폭력 대치에 이어 19일에는 쟁점법안 심의를 놓고 행정안전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에서 날카로운 대치를 이어갔다.
특히 이날은 한나라당이 집회 및 시위 때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낸 행정안전위에서 ‘전선(戰線)’이 형성됐다. 개정안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 6, 7명은 오전 7시부터 회의실을 장악한 채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회의 개최를 원천봉쇄했다.
조진형 행안위원장 등 한나라당 의원 11명은 개회 시간인 오전 10시 직전 “회의실을 돌려 달라”며 문을 두드렸지만 허사였다.
신지호 장제원 등 한나라당 의원과 보좌관 30∼40명은 “왜 정상적인 회의 진행을 막느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악법 처리를 포기하라”고 맞섰다.
이날 오후에는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오전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신학용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전날 밤부터 철야 농성을 한 회의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간간이 열린 문틈으로 책상과 소파로 만든 바리케이드가 보였다. 오후 2시 김영선 정무위원장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밖에서 문을 두드리며 “민생법안 논의하자”라고 외쳤지만 민주당 보좌관들은 “쇼 하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한나라당은 월요일인 22일 오후 2시 위원장을 맡고 있는 9개 상임위를 동시에 개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틀째 점거농성 중인 국회의장실에서 “전투에서 지더라도 전쟁에서 승리했음을 국민에게 확인받는 그날까지 싸우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최재성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외통위 사건의 핵심은 한나라당이 물리적, 폭력적으로 의원의 회의장 진입을 막은 데 있다”며 “이번 일은 청와대가 배후에서 조종한 대통령발(發) 의회 공습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기자
▲동아닷컴 박태근, 이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