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싸맨 선진당

  • 입력 2008년 12월 27일 02시 59분


李총재 “연내처리 무리… 적법한 회의는 참여”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극한 대치 상황에서 중재 역할을 하다 벽에 막힌 자유선진당이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강행 때 어떤 선택을 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직권상정 때 본회의에 참석할 경우 한나라당의 일부 법안에 반대 의견을 표시하더라도 ‘한나라당의 2중대’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불참할 경우엔 민주당과 국회 무력화의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

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2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나라당이 연내에 처리하겠다는 것은 좀 무리”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강행 처리 때 본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적법한 회의는 참여해서 물리력으로 방해해도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참여 쪽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이 총재가 주재한 당직자회의에서 선진당의 상당수 의원들은 “한나라당이 지나치게 밀어붙이려고 하고 있다. 법안 내용도 잘 알지 못하는데 상임위 논의도 한 번 없이 어떻게 통과시킬 수 있느냐”고 지적하는 등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다고 한다.

선진당은 “폭력 행위에 가담하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안건을 토론할 여건이 조성된다면 표결에 참여한다”는 원칙만 세워놓고 있다.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주말 동안 한나라당의 필수 처리 법안 중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 힘든 법안을 구체적으로 선정한 다음 “나머지만 연내에 처리하자”는 중재안을 한나라당에 제시할 예정이다. 권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필수 법안을 재심사해서 민주당이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한다”며 “114개를 다 처리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선진당 관계자는 “직권상정 당시 여론의 방향이 어떨지가 선진당의 선택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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