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정세균 ‘중대 제안’ 뭘까

金의장측 “모레까지 지켜본 뒤 최후의 중재안 낼 수도”

민주 “丁대표 의중 모르나 민생법안 先처리 아니겠나”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6일 밝힌 ‘국면 타개용 중대 제안’은 무슨 내용을 담게 될까.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 대표가 의회의 관례와 상식이 무시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대 제안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당초 정 대표의 제안이 27일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내부 논의를 거쳐 하루 이틀 한나라당의 상황을 본 뒤 제안하기로 했다고 고쳐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정 대표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며 일절 함구했다.

당내에서는 “협의가 가능한 민생 법안과 경제 살리기 법안은 이번 회기 안에 조건 없이 처리하고 미디어 관계법과 금산분리 완화 등 쟁점 법안에 대해선 추후에 논의하자는 정도가 아니겠느냐”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 경우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재발 방지 약속도 포함돼야 한다는 게 민주당 측 주장이다. 본회의장 농성을 풀기 위해선 이 정도는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 대표가 김 의장,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본회의장 점거로 모처럼 공세를 취한 민주당이 무슨 중대 제안을 한다는 것이냐”면서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김 의장도 28, 29일까지 국회 상황을 지켜본 뒤 만약 상황이 호전되면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 측은 “2, 3일 정도 지켜본 뒤 그때까지의 상황을 종합해 의장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면 중재안을 내놓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법안, 예산 부수 법안, 민생 관련 법안은 무조건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한다. 하지만 상황 변수가 많아 실제로 그가 어떤 중재안을 내놓을지에 대해선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