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변화하고 움직이고 책임져라”

  • 입력 2008년 12월 31일 03시 03분


진지한 공공기관장들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공사 대한주택공사 등 핵심 공기업을 포함한 34개 주요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기관장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노트에 적어가며 듣고 있다.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을 적당하게 해서는 안 된다. 공공기관의 조직(혁신)에 대한 결심이 서야 하고 그렇게 할 자신이 없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떠나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종승 기자
진지한 공공기관장들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공사 대한주택공사 등 핵심 공기업을 포함한 34개 주요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기관장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노트에 적어가며 듣고 있다.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을 적당하게 해서는 안 된다. 공공기관의 조직(혁신)에 대한 결심이 서야 하고 그렇게 할 자신이 없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떠나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종승 기자
○ 관행 - 안일한 생각 버려라

○ 경제 어려울수록 개혁해야

○ 사람 외에 기능도 구조조정

○ 노조도 공직자… 비리 엄벌

○ 공인 - 기업인 의식 겸비를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공기업 등 공공기관을 ‘개혁 대상’으로 정의하며 자신이 왜 공기업 민영화 등 공공기관 개혁을 ‘MB노믹스’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로 구상했는지를 직접 설명했다.

‘비전문적’이고 ‘안일’하며 ‘방만 경영’을 하는 현 상태의 공공기관으로는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으며, 공직사회 전반의 개혁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중앙정부도 중요하지만 정부 정책이 실제 국민과 기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공기관에 의해서이며 공공기관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민이 정부를 평가한다”고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책을 만들고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을 구상해도 한국산업은행, 대한주택공사 등 실제 정부 정책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공공기관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없다는 것.

또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 등) 공직사회가 갖는 권한, 정보로 권력형 비리를 저지르는 것이 가장 후진국형 비리”라며 일부 공공기관의 복지부동과 부정비리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이 “공공기관장은 기업인 정신과 함께 공인 정신을 겸비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대통령은 향후 공공기관 개혁의 방향과 키포인트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이전에 하던 대로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라”=한마디로 공공기관 전체가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하에서 공기업은 새 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기존에 있던 기관의 장에 임명됐으니 ‘해오는 대로 하면서 그 전보다 좀 낫게 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서는 (개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②“경제가 어려울수록 혁신해야 한다”=이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경제가 어려울 때 경영을 개혁하고 혁신하는 것은 시기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제가 어렵다는 구실로 공공기관 조직을 적당히 개혁하고 가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③“사람만 줄이는 게 아니라 기능을 개혁해야 한다”=무턱대고 인원만 줄이는 식의 구조조정으로는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개혁을 사람만 줄이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공공기관 업무 중 민간에 아웃소싱으로 넘겨주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직과 기능을 그대로 두고 사람만 줄이는 것은 개혁이 아니다”라며 “(아웃소싱을 받은) 민간조직이 업무를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면 (공공기관 내) 다른 조직의 변화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④“공공기관 노조는 공직자다”=이 대통령은 이날 보고에서 공공기관과 결탁해 각종 비리를 저지르는 일부 노조의 행태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조직에 도움이 되지만 국가(의 이익)에 반하는 일을 하는 조직이 돼선 안 된다”며 “(공공기관) 노조는 공직자이며 공직사회의 부정과 비리는 앞으로 엄격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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