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가안보전략硏 ‘北 내년 정세’ 보고서

  • 입력 2008년 12월 31일 03시 03분


군사 “추가 핵 실험-핵탄두 공개 가능성”

외교 “통미봉남 가속 한미균열 꾀할 듯”

국가정보원 유관 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2008년도 정세 평가와 2009년도 전망’ 보고서는 내년도 북한 정세를 정치, 군사, 경제, 사회문화, 남북 및 대외관계 등 모두 6개 분야로 나눠 전망했다.

분야별 전문가인 연구원 소속 박사 9명이 집필했다. 연구소는 “보고서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연구소의 공식 의견이 아니다”라고 밝혔으나 내년도 북한을 예상하는 데 유용한 ‘관전 포인트’를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사=이 보고서는 북한이 내년에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 핵실험 실시를 위협하거나 핵무기의 실체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특히 “북한군 창건기념일(4월 25일)을 이용해 ‘사진’ 등을 이용해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의 실체를 공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북한은 한국군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새로운 공격무기를 개발하고 비무장지대(DMZ)의 무력화와 해군, 공군을 통한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침입 등 간헐적인 군사 위협을 계속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런 한편으로 북한은 올해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를 계기로 경제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병력 감축이나 군수산업의 부분적 민수 전환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67세의 노령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감소로 군의 사기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사회=경제 부분에서는 명암이 엇갈릴 전망.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국제 원자재값 하락에 따라 원자재 수출 부문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 관계가 진전되더라도 미국의 경제위기 때문에 대북 지원의 여력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올해 식량 생산이 늘어난 만큼 식량 배급을 지렛대로 한 유휴 인력의 공장 복귀와 노력동원 체제는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중소 제조업체의 대북 진출 확대에 따라 가공무역과 경공업 수출기지화가 촉진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사회 부분에서는 자본주의 풍조 확산과 인민들의 국가 신뢰 하락을 막기 위한 사상교양사업과 김 위원장 건강 이상 관련 유언비어 확산을 방지하려는 당 차원의 사상교육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남북 및 대외관계=보고서는 남북관계에 대해 “원칙을 지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우리 정부와 대북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북한 간의 ‘접점 찾기’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남한에 대해) 점차적으로 압박 강도를 높여 개성공단 사업을 제외한 남북 간 모든 교류협력 사업이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남남 갈등과 국론 분열을 유도할 것”이라고 적시했다.

또 북한이 버락 오바마 차기 미국 행정부와는 적극 대화하는 반면 한국 정부와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을 가속화해 한미 간 균열을 꾀할 것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내년 전반기에는 북한 비핵화에 대해 6자회담에 입각한 점진적 관리정책을, 후반기에는 ‘포괄적 접근’을 취할 것으로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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