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내년 2월까지 협의처리” 제안
원혜영 “합의” 맞서… 與 내부서도 반발
오후 8시 열린 2차협상 40분만에 결렬
임시국회 주요 쟁점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협상이 30일 최종적으로 깨진 것은 미디어 관련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에 대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들 안건을 내년 초로 미루되 ‘협의 처리’ 하자고 했지만 민주당은 ‘합의 처리’를 주장했다.
▽미디어법에서 협상 깨져=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회에서 임시국회 처리 법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논의는 신문법 등 미디어법과 FTA 비준동의안으로 모아졌다.
홍 원내대표는 경제관련 법안 등은 이번에 통과시키고 민주당이 극력 반대하는 미디어법과 FTA 비준안은 내년 2월에 여야가 협의해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한나라당의 당론과 배치되는 홍 원내대표의 파격적인 ‘단독 플레이’였다.
그럼에도 원 원내대표는 협의가 아닌 합의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맞서 협상이 중단됐다.
협의 처리는 일단 논의를 한 뒤 다수결로 처리하자는 것이고, 합의 처리는 여야의 동의로 처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의 ‘2월 양보론’은 한나라당 내에서 집중적인 포화를 맞았다. 오후 3시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진수희 김효재 김용태 진성호 안형환 의원 등 11명의 발언자 중 8명이 “미디어법은 이번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성범 권영진 정태근 의원 등 3명은 신중론을 내놓았다.
같은 시간에 열린 민주당 의총에서도 80%가량이 한나라당 제안을 반대했다.
두 당의 의견이 워낙 강경했던 만큼 이날 오후 8시에 다시 열린 2차 협상은 40분 만에 결렬됐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목표를 FTA가 아닌 미디어법에 뒀다”며 “합의 처리는 항복 문서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조정식 대변인은 “의원들이 미디어법과 관련해 특히 강경해 협상의 여지가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