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년간 은밀한 작업… 2012년 김정철 후계자 지명

  • 입력 2008년 12월 31일 15시 51분


김정철.동아일보 자료사진
김정철.동아일보 자료사진
“북한은 김정일의 차남 김정철이 만 30세가 되는 2010년부터 ‘영도의 계승’ 작업을 시작해 김정일이 만 70세가 되는 2012년까지 후계자로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31일 발표한 ‘북한정세와 남북한 관계전망’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김정일의 건강상태가 한때 그의 측근들과 외부세계에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면서 이제 권력 승계 문제는 북한 내부의 중대 관심사로 떠올랐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국모’로 추앙됐던 고영희(2004년 사망)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한때 후계 문제가 북한 지도부의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었다”며 “그러나 그녀의 사망 후 김정일은 고영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김정철 김정운이 20대의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후계 문제 결정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쓰러졌던) 김정일이 공개 활동을 재개해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대 고비를 넘긴 북한은 후계자 결정 및 ‘후계자의 유일적 영도체계’ 수립을 서두를 것”이라며 “북한에서 ‘사실상의 장남’ 지위를 누리는 김정철의 나이가 만 30세가 되는 2010년을 전후해 그를 후계자로 지명하기 위한 ‘영도의 계승’ 준비작업이 은밀하게 추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정 연구위원은 리제강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동향과 김정철의 최근 활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강은 북한 실세들의 조직생활을 통제하는 중요한 당 내부사업을 맡고 있는데 최근엔 과거에는 하지 않았던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김정일이 당 내부 사업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김정철의 직책 및 활동에 관해서도 과거에 비해 많은 보도가 나오고 있고, 수시로 김정일의 지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 핵심의 김정철에 대한 충성맹세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으며 김정일도 군부에 김정철을 당부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는 북한의 대외정책과 관련해 “북한은 내년 오바마 미 행정부와 북핵폐기 및 북미 관계정상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등을 둘러싸고 협상을 벌일 것”이라며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부시 행정부 보다 타협적일 것으로 판단되는 오바마 행정부 임기 내 북미 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발전시키길 바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연구위원은 북한의 대남관계에 대해서 “남북 관계는 남한 정부가 북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한 경색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며 “특사 파견을 통해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하고 남북대화 전면 재개를 선언하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하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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