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63·사진)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의 권력이 강화된 탓에 북한의 내부 갈등이 심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지난해 8월 이후 장 부장이 사실상 ‘위임통치’를 하면서 월권(越權)하는 것을 놓고 벌어지는 갈등은 후계 문제를 둘러싼 지배 엘리트 내부의 암투 조짐으로 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전문가인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6일 “김 위원장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장 부장이 김 위원장의 장남인 정남(38) 씨와 손잡고 모든 것을 통치하는 구조가 됐고 이에 대한 내부 반발이 커지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부장은 당 행정부장의 고유 업무인 국가보위와 검열 업무를 넘어 김일성 주석 출생 100주년(2012년)을 앞두고 평양 시내 재건축 사업과 당 내부 인사까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쟁자들 사이에서 “너무 많은 권한을 행사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장 부장은 또 인민군 차수인 형 장성우(76)를 통해 군부의 지원도 얻고 있다고 복수의 대북 소식통이 전했다. 그는 2005년 하반기 이후 북한 지도부가 주도하는 자본주의 사상과 시장 통제 등 내부 단속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2001년부터 단행했던 제한적인 개혁 개방정책을 2005년 하반기부터 후퇴시키는 등 보수적 정책으로 돌아선 것은 2004년 좌천됐던 장 부장이 현직에 복귀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전문 인터넷신문 데일리NK는 최근 평양 소식통들을 인용해 간부뿐만 아니라 주민들 사이에서도 장 부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특히 시장 통제가 강화되는 데 대해 주민들은 “장성택이 사람을 못살게 하는 주범”이라고 비난하고 있다는 것.
조 연구위원은 “장 부장은 정남 씨를 정치적으로 후원하고 있어 그에 대한 내부 비난은 후계문제를 둘러싼 암투의 조짐일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최근 건강이 호전돼 장 부장의 독주를 질책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