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교수는 당초 이번 쟁점 법안 처리와 관련한 합의안의 문구를 놓고 '합의처리'와 '합의처리 노력'을 구분 지으면서 홍 대표와 대화를 나누려 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계속 화제를 MBC 뉴스데스크와 파업, PD수첩 등으로 몰아갔다. 이로 인해 당초 손 교수가 의도했던 논의는 제대로 해 보지도 못하고 전화 인터뷰 시간을 다 써 버린 것.
홍 대표는 손 교수와 '합의처리'와 '합의처리 노력'의 뜻 구분에 대해 초반 대화를 나누다가 "방송법은 MBC가 주도해 지금 막고 있죠"라며 포문을 열었다.
홍 대표는 이어 "MBC가 지금 여기에 목을 매고 있던데, 그냥 방송법에 목매지 말고 디지털 전환하는 데에도 MBC도 노력하고 그렇게 해야죠"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손 교수가 "아니요, MBC 차원에서 질문 드리는 건 아닙니다"라고 화제를 돌리려 했으나 홍대표는 또 다시 "근데 MBC가 지금 제일 극렬하게 지금 반대를 해요"라며 다시 화제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자 손 교수는 "논란 속에 있는 부분들은 따로 여기서 말씀 안 드리는 게 나을 것 같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요…"라며 분위기를 바꾸려는 시도를 계속했다.
홍 대표는 그러나 "손 교수님 MBC 곤란한 건 말씀 안 하려고 그러세요", "그거 잘 아시잖아요, 지난번에 PD수첩 그 광우병 보도한 것도 허위보도로 밝혀졌잖아요", "MBC가 잘못해서 지금 엄기영 사장님이 나와서 또 사과도 했었잖아요"라며 집요하게 MBC를 문제 삼았다.
손 교수가 "그런데 지금 이 얘기를 계속 하려고 하는 건 아니니까요, 법안 가지고 얘기하다…"라고 또다시 화제 전환을 시도했으나 홍 대표는 또 "하여튼 어떻게 됐던 간에 MBC도 좀 반성할 부분이 있는데…, 무조건 파업하고 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라며 좀처럼 화제를 바꾸지 않았다.
손 교수와 홍 대표는 결국 대부분의 방송시간을 MBC관련으로 사용했고 후반부에 잠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에 대한 의원직 사퇴 추진 관련 얘기를 한 뒤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