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합리화하고 남 탓하는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이진녕 논설위원의 논평이 있겠습니다.
민주노동당 대표인 강기갑 의원이 국회에서 행한 자신의 폭력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지만 표현이 요상해 하나마나한 것이 돼버렸습니다.
강 의원은 자신의 행위를 유발한 것은 한나라당이며, 국회 사무처는 한나라당 편에 서서 불법적으로 공권력을 동원해 자신들의 정당한 점거농성을 해산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길을 가다 조직폭력배에 둘러싸인 심정이지만 순순히 지갑을 빼앗길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강 의원이 지난 4일 국회에서 무슨 횡포를 부렸는지는 세상이 다 아는데, 사과랍시고 하면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오히려 남에게 허물을 뒤집어씌우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도둑이 매를 드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고 합니다.
민주화운동이나 시민사회운동을 한 사람들 중에는 아주 못된 버릇을 가진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자신들이 이 세상의 모든 정의를 독점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자신들이 하는 행동은 설사 그것이 폭력이라 하더라도 정당한 것이고, 그것을 제지하는 것은 설사 법에 근거한 공권력이라 하더라도 불의라고 간주합니다. 작년 광우병 쇠고기 촛불시위가 그 전형입니다. 강 의원도 그런 부류의 사람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민주당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국회에서 쇠망치를 휘두르고, 회의장을 점거하고, 점거농성을 해산시키려는 국회 경위들에게 맞서 폭력을 행사한 것을 정당하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민주당 지도부의 한 사람은 "집에 들어온 도둑을 잡기 위해 폭력을 쓰는 것은 정당방위"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정권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추진하려는 법안 처리를 도둑질이라고 한다면, 그런 정권을 뽑아준 국민은 도대체 뭐라는 말입니까.
이들은 국회 폭력을 추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야당 탄압이니, 야당의 저항권을 제약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정치권에 존재하는 한, 이런 사람들이 생각을 고쳐먹지 않는 한 국회에서의 폭력은 내일도, 모레도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모르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예전의 엄혹했던 시절에는 국민이 이들의 일그러진 행위까지도 어여쁘게 봐줬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