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기관 개혁작업 염두 ‘믿을맨’ 전진배치

  • 입력 2009년 1월 19일 02시 58분


■ 국정원장-경찰청장 교체 배경

국정원장 - “국정철학 잘 이해”… ‘계보’ 없는 것도 장점

일각선 “대통령만 보고 일하는 사람” 지적

경찰청장 - 일찌감치 낙점… ‘사정 빅3’ TK편중 논란도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측근인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을 핵심 사정기관장인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함으로써 사정기관에 대한 친위 체제 구축에 나섰다. 이 대통령이 원 장관을 국정원장에 내정한 것은 전적으로 ‘충성심’을 중요시한 이 대통령의 뜻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개혁을 염두에 둔 상황에서 자신의 ‘의중’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실천할 사람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그동안 국정원은 원장과 기조실장 간의 갈등설이 불거져 나오는 등 내부 잡음에 시달려왔고, 10년 만에 정권교체가 됐지만 인적쇄신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인적쇄신을 완성하고 조직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충성심이 강한 원 내정자가 적격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원 내정자의 충성심에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도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 원 내정자는 ‘계보’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굳이 계보를 따지자면 ‘이 대통령 직계’다. 지난해 인사와 관련해 친이(친이명박)계 내부의 갈등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이 대통령에게 계보가 없는 원 내정자는 ‘부담 없는 인물’이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국정원장 인선 과정에서 소장파든 원로그룹이든 원 내정자에 대해 크게 반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 주변에서는 원 내정자의 과잉 충성이 자칫 이 대통령에게 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그 사람은 이 대통령만 바라보고 일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김성호 현 국정원장을 교체할 것인지, 교체할 경우 후임을 누구로 할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원장을 교체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마땅한 후임도 찾지 못했다”면서 “원 내정자와 함께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이 막판까지 후보군에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새 국정원장에 대한 인선이 끝남에 따라 차관급 정무직인 1∼3차장과 기조실장 등 국정원 내 후속 인사도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외부 출신인 김주성 기조실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일찌감치 어청수 전 청장 후임으로 낙점이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역 편중인사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 내정자가 경북 영일 출신인 데다가 원 내정자가 경북 영주 출신으로 주요 사정기관장들이 모두 ‘TK(대구 경북)’이기 때문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프로필 ▼

○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

행안장관 시절 정부조직개편 주도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2년 7개월을 행정1부시장으로 보좌한 대표적 서울시 인맥. 당시 주변의 음해로 사의를 표했을 때 이 대통령이 “끝까지 함께 가야 한다”며 만류할 만큼 신임이 두텁다. 경선과 대선 때는 캠프 안팎에서 이 대통령을 도왔다.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정부조직 개편과 공무원연금 개혁을 주도했다.

△경북 영주(58) △서울고, 서울대 법대 △행정고시 14회 △서울 강남구청장 △서울시 경영기획실장, 행정1부시장

○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서울청장때 쇠고기 시위 대처 잘해

원칙을 중시하며 1999년 수사권 독립 파동 때 ‘수사권 독립’ 안내문을 경찰서에 붙였다가 인사 불이익을 받을 만큼 수사권 독립을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임명돼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평이다.

△경북 영일(55) △대구 대륜고, 영남대 행정학과 △경찰 간부후보 27기 △경북·대구경찰청장 △경찰종합학교장 △경찰청 차장

○ 한덕수 주미대사 내정자

정통 경제관료로 盧정부 총리 지내

행시 8회로 통상 분야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정통 경제관료. 합리적인 일처리 능력이 돋보인다. 김대중 정부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냈지만 2002년 7월 한중 마늘협상 파동으로 공직생활을 접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때 총리를 맡으면서 기자실 폐쇄에 적극적이었다.

△전북 전주(60)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박사 △국무조정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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