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7일 하마스 측에 일방적인 휴전을 선언한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평화 중재 노력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 총장은 가자 사태 발발 17일 만인 13일 ‘평화의 사절’을 자임하면서 중동으로 향했다.
그의 중동 일정은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반 총장은 매일 두세 번씩 비행기를 옮겨 타며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터키, 레바논 등을 방문해 주요 지도자들과 면담했다.
특히 15, 16일 이스라엘 방문에서 그는 이스라엘 지도부에게 “분노를 느낀다” “당장 전투를 멈춰라”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스라엘의 일방적 휴전에 대해 “가자지구 주민을 위해서 늦었지만 다행스럽다”면서 “하마스도 로켓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그는 17일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으로 주둔 중인 한국군 동명부대를 방문해 부대원들과 점심을 함께했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내 직함인 사무총장(Secretary-General)을 어떤 사람은 그냥 ‘미스터 세크리터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장군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더라”면서 “유엔 군대의 통수권자이니 나도 장군이라고 불릴 만하지 않느냐”고 농담을 건넸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