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 靑 ‘당혹’…민주당 ‘공세’

  • 입력 2009년 1월 21일 02시 54분


靑“경위 어찌됐든 안타깝고 유감”

與“여론 악화될라” 대책반 가동

청와대는 20일 서울 용산 재개발지역 철거민들에 대한 경찰의 강제진압 과정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집권 2년차 개각을 단행한 지 하루 만에 터진 이번 사고가 급격한 여론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위가 어찌됐든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 도중 상황을 보고받고 신속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승수 국무총리가 중심이 돼 대책을 수립할 것을 지시하고 시시각각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이번 사태가 과격시위와 강경진압의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분주했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오전 정몽준 최고위원, 장윤석 신지호 장제윤 의원 등을 중심으로 대책반을 구성해 현장에 파견했다. 오후로 예정됐던 서울지방경찰청 경찰기동본부 방문을 취소하고 사고 현장과 가까운 용산구민회관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도 했다.

박 대표는 “참으로 안타깝고 비통한 일”이라며 “피해자들을 구호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사회적 갈등과 관련된) 현재의 잘못된 관행에는 우리의 파행적 정치 행태도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민주“공안통치가 빚어낸 예고된 참사”

국회 인사청문회 보이콧도 검토

민주당은 20일 서울 용산 재개발 농성 진압 참사와 관련해 원세훈(행정안전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내정자와 김석기(서울경찰청장)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를 철회하고 이들을 현직에서 파면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인사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두 사람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파면을 요구했는데 청문회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특히 김 내정자는 현장에 투입된 경찰특공대를 지휘하는 현직 서울경찰청장인 만큼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이명박식 공안 통치가 빚어낸 예고된 참사’로 규정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전과 오후 사고 현장을 두 차례 방문했다.

민주당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간 주도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세균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주제를 ‘임시국회 전략 점검’에서 ‘용산 참사’로 바꾸고 김대중 전 대통령 방문 일정도 취소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공권력에 의한 미필적 고의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광주=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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