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남해 섬 정국구상은…

  • 입력 2009년 1월 28일 02시 59분


이명박 대통령은 설날인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궁내동 서울요금소 교통정보센터 상황실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이 근무 중인 전국 고속도로순찰대 746명 전원에게 무전을 쳐 새해 인사와 함께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 제공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은 설날인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궁내동 서울요금소 교통정보센터 상황실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이 근무 중인 전국 고속도로순찰대 746명 전원에게 무전을 쳐 새해 인사와 함께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 제공 청와대
집권 2년차 상반기 성패가를 분수령

연휴동안 김석기 청장 거취 등 고심

이명박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남해의 한 섬에 머물면서 김석기(경찰청장 내정자) 서울경찰청장의 거취 문제를 포함한 향후 정국 구상에 몰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이 대통령은 23일부터 가족과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경남 거제시의 한 섬에서 머물며 휴식을 갖고 정국 구상을 했다”며 “추운 날씨 탓에 외부 활동은 거의 하지 않은 채 주로 가져간 책을 읽고 생각을 가다듬는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가장 고심한 대목은 김 청장의 거취는 물론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세청장의 후임 인선이었다는 게 청와대 참모진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미디어 관계법 등 개혁 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 여부와 4월 재·보궐선거 결과가 집권 2년차 상반기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김 청장의 거취 등은 이 두 가지에 모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통령이 가장 고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정확한 진상조사 결과가 나온 뒤 김 청장의 거취 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비판 여론만을 의식해 큰 잘못이 없는데도 김 청장을 경질할 경우 법질서 확립이라는 정부의 국정운영 원칙에 크게 어긋날 뿐 아니라 향후 공정한 공권력 행사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27일 정정길 대통령실장 주재로 열린 대통령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명확한 원인 규명이 먼저라는 데 거듭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행안부 장관 후임 인선에 대해서는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치인을 배제하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친박(親朴·친박근혜)계인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최종 후보군에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반면에 국세청장 후임 인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참모는 “허병익 국세청 차장이 나름대로 조직을 잘 이끌어가고 있어 국세청장 인선 작업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국세청장 인선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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