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갔더니 ‘정치권서 왜 4대강 반대하냐’ 묻더라
대졸자 中企취업 기피 안타까운 일… 눈높이 낮춰야
일자리까지 고려하다보니 기업 구조조정 속도 더뎌”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밤 SBS TV를 통해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프로그램에서 전체 시간의 절반 이상을 경제위기 극복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데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분야 외에 4대강 살리기 사업, 남북관계, 외교성과, 교육정책, 국내 정치, 인사 문제, 용산 참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소상하게 답변했다. 와인 색 넥타이에 정장 차림을 한 이 대통령은 4명의 패널이 던진 질문에 사례를 들며 답했으며 패널들의 비판적인 질문엔 단호한 어조로 반론을 펴기도 했다. 》
○ 내년에는 경제 좋아질 것
이 대통령은 이어 “작년만 하더라도 금년 상반기에 어렵다가 하반기에 풀리기 시작해 내년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최근에는 내년이나 돼야 조금 풀릴 것이라고 전망이 달라졌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2%로 예측한 것은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예년 같으면 4월에나 집행될 예산을 1월부터 앞당겨 과감하게 집행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IMF도 한국이 가장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고환율 정책이 위기를 키웠다’는 지적에 대해 이 대통령은 “(외환시장) 규모가 커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정할 수 없고 이는 정치적 공세로 본다”고 일축했다.
○ 4대강 사업, 장기적으로 일자리 창출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대해 “토목공사지만 끝난 뒤에는 관광, 문화, 스포츠, 레저산업이 일어나 영구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단순한 임시 일자리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용 문제와 관련해 그는 “환경부가 수질 개선을 위해 매년 5조2000억 원을 쓰는데 5년이면 26조 원”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14조 원을 투입해 새로운 시대를 열면 예산이 대폭 줄고 기후 변화에도 대비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며칠 전 영산강에 갔더니 전남과 광주의 도민과 시민들은 ‘왜 정치인들이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4대강이 새로) 만들어지면 어떤 모습이 될지를 영상으로 만들어서 국민에게 보여줄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정부가 4대강 사업만 하는 게 아니고 ‘그린 성장’이라고 해서 17대 신 성장 동력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업 구조조정 속도 낼 것
이 대통령은 ‘기업 구조조정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10년 전 외환위기 때는 이미 기업들이 파산해 (금융권이) 판단하기가 쉬웠지만 지금은 미래 시장 상황을 감안해 구조조정을 하자는 것이고 일자리가 줄어서도 안 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1분기(1∼3월)에 경기가 더 어려워지면 금융권이 냉정하고 과감하게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집값은 좀 떨어져야 한다. 정부가 값싼 주택을 분양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민 대책으로 그는 “기존 빈곤층에 대해서는 지원을 계속하고 새로운 빈곤층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기초적인 생계유지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구직 눈높이 낮춰야
이 대통령은 “한국의 대학 입학률이 83%를 넘는데 미국이나 일본은 40∼50%”라며 “우리가 고학력자가 많은데 거기에 맞는 일자리는 어느 나라도 맞출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녹색성장 사업은 과거 정보화 시대보다 일자리를 더 만들 수 있다”며 “신 성장 동력 사업에서 젊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일자리를 만들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대를 나와 직장을 못 구한 사람이 지방 중소기업에서 일하라고 하면 안한다, 안타깝다”며 “(구직자들이)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전국경제인연합회와의 회의 때 ‘지방 중소기업에서 2∼3년 근무 경험이 있으면 대기업이 우선 뽑아달라’고 요청을 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며 “대졸 인턴사원도 임금을 다소 낮춰 7만∼8만 명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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