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분명하게 답변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 편을 드는 것도, 철거민을 문제 삼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하면서도 “그래야 공직자가 일을 하지 않겠느냐. ‘잘못하다가 우리만 당한다’는 생각을 심어주면 누가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국가의 질서가 잡히려면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옛날에는 장관이 잘못했다고 신문에 나면 그 사람을 내보내고 했다는데 그게 옳은 것은 아니다”며 “법을 위반한 사람을 단속하다가 자신이 잘못될 수 있다고 여기면 어떤 경찰이 현장에 나가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직자들이 책임을 안 지려고 일을 안 해서 내가 감사원에 가서 ‘열심히 일하다 실수하는 것은 감사를 면제해줘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사를 해서 결과에 따라 조치를 하면 된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위기 상황에서 책임 있는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며 김 서울경찰청장의 거취 문제를 쟁점화한 야당을 비판했다.
패널로 출연한 서울대 조국(법학) 교수가 “철거민들을 ‘도심 테러리스트’라고 하면서 경찰이 강경 진압을 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완전히 일방적인 이야기 같다”며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을 예로 들면서 “미국은 사태가 터져도 총장이나 경찰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다. 진상 조사와 과학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따져 재발 방지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는 법질서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을 폭력이나 힘으로 하면 안 된다”고 법질서 확립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용산 참사 같은 사고를 막는 근본적인 방지책으로 “법률적, 제도적으로 철거민 문제를 해결해주는 정부 기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