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사진) 총재의 심기가 불편하다.
지난해 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임위원회 상정을 둘러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회의실 폭력사태와 관련해 한나라당과 민주당 및 선진창조모임 등 3개 교섭단체 부대표가 1일 ‘외통위 차원의 사과’를 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2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원내부대표들이 외통위 차원에서 사과하기로 합의한 건 말이 안 된다”며 “외통위 회의실 문을 잠그고 강행처리한 게 한나라당이고, 망치로 문을 부순 건 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외통위에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소속이 아닌 의원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 외통위원 중에는 이 총재를 비롯한 3명의 선진창조모임 소속 의원이 포함돼 있다.
그는 “그런 합의 내용에 우리가 함께 교섭단체를 이루고 있는 선진창조모임의 부대표가 서명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창조한국당을 겨냥했다. 선진창조모임의 원내대표는 올 들어 선진당 권선택 의원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의원으로 바뀌었다.
이에 권 의원은 “앞으로는 교섭단체 간 합의에 앞서 선진당의 주장을 문 원내대표 등에게 분명히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