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제2롯데월드 신축 관련 공청회’에서는 지난 15년간 안전과 안보를 이유로 112층, 555m 높이의 제2롯데월드 건립에 반대했던 공군이 롯데와 한목소리를 냈다.
제2롯데월드 터 근처의 서울공항에 주둔하고 있는 공군 15혼성비행단의 박연석 단장(준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비행안전 확보를 위해 시계 및 계기비행 보호구역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롯데가 부담하겠다고 해서 공군과 롯데 간 이견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공군 장성 출신인 이진학 전 공군기획관리참모부장은 “높이가 203m 이하가 돼야 항공기로부터 안전하다”며 “제2롯데월드는 전술 운용과 항공기 운항 시 비정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비행안전장애물”이라고 반박했다.
예비역 공군 중령인 김성전 국방정책연구소장도 “경제적 논리를 앞세워 1개 특정 기업의 이익을 위해 건설되는 제2롯데월드의 신축 허가는 철회돼야 한다”며 반대했다.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렸다.
유승민 의원은 “2년 전 공군 조사에서는 군 조종사 75.2%, 군 관제사 83.3%가 충돌 위험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불과 2년 만에 의견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 김장수 의원도 “2007년 내가 장관을 할 때 관련 보고를 받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며 “1년 남짓 동안 비행안전 장비와 기술이 몰라보게 달라졌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김영우 의원은 “비행안전이 확보되고 수익자 부담 원칙이 지켜지며 다른 군사시설 인근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해소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진술인으로 선정됐던 이한호 전 공군참모총장과 김규 전 방공포사령관이 불출석한 것에 대해 국방부와 공군의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 전 총장은 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짓는다는 전제하에 공군이 구색을 갖춘 ‘답’을 내놓았는데 전임 총장이 공개적으로 이를 반박하면 군의 사기 저하와 국민 신뢰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제2롯데월드는 전시(戰時)에 막대한 지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