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탄두 소형화 진전 이뤘나

  • 입력 2009년 2월 6일 02시 59분


김정일 방사포 발사 참관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북한군 포병사령부관하 제1489군부대 현지시찰 보도를 하면서 함께 공개한 사진.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사거리 60㎞인 북한의 240㎜ 방사포(다연장로켓)가 발사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EPA 연합뉴스
김정일 방사포 발사 참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북한군 포병사령부관하 제1489군부대 현지시찰 보도를 하면서 함께 공개한 사진.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사거리 60㎞인 북한의 240㎜ 방사포(다연장로켓)가 발사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EPA 연합뉴스
최근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 관련

정부 “핵탄두 탑재실험 가능성 주시”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이 추적 감시 중인 북한의 대포동2호급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발사준비 움직임이 핵탄두 소형화 작업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5일 “미사일 부품으로 보이는 원통형 물체를 실은 화물열차가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에 도착했다”며 “이번에 포착된 장거리미사일은 2006년 7월 발사된 미사일과 같은 공장에서 제작됐고 그때와 과정이 매우 흡사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수단리 기지는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장소인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서 40여 km 떨어져 있다. 북한은 그해 7월 무수단리 기지에서 대포동 2호를 비롯해 노동과 스커드 등 미사일 7기를 동해상에 발사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후 한미 정보당국은 무수단리와 풍계리 일대를 ‘핵미사일 실험 집결지’로 보고 첩보위성과 고공정찰기 등으로 집중 감시해 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그동안 이 지역에서 장거리미사일의 추진체와 유도장치 등 성능을 개량하고 핵탄두 탑재 능력을 개선하는 일련의 작업을 해 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포동2호의 탄두 탑재 능력은 수백 kg∼1t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1990년 초부터 고폭장치와 핵물질로 이뤄진 핵탄두의 소형화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2003년 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1년 이내에 소형 핵탄두를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고, 일부 외신은 북한이 파키스탄을 통해 관련 기술을 입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만약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작업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면 대포동2호에 ‘모의 탄두’를 장착해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국 정부는 북한이 1993년 이후 고폭장치 관련 부품과 재료를 확보하기가 힘들었던 점과 북한의 기술 수준을 감안할 때 1t 미만의 정교한 소형 핵탄두의 제작 능력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핵탄두를 완성했더라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탄두(4∼4,5t)의 절반 규모인 2t 안팎일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1980년대 이후 70여 차례 고폭실험을 했고 1990년대엔 완제품 고폭장치 실험을 거쳐 2006년 핵실험을 한 것으로 미뤄볼 때 이 과정에서 축적한 관련 기술 수준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의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능력은 이미 이스라엘, 인도와 함께 세계 6위권에 도달했다”며 “핵실험 이후 3년이 지난 현재까지 북한이 핵탄두 탑재능력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무리”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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