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미증유의 경제위기에 처해 있지만 국회는 한가롭다. 2월 임시국회 나흘 동안 3개 원내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들은 게 고작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면 경제와 민생, 국가 정상화 관련 법안들이 제때 처리돼야 할 텐데, 여야는 타협을 외면하고 딴 세상에서 살고 있다.
어제 국회 윤리특위는 연말 연초 폭력사태 등에 관련된 의원 8명에 대한 징계안을 심의하려 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일정 합의가 없었다며 불참해 심의 없이 소위원회에 회부하고 10분 만에 산회했다. 민주당은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고 국회를 반신불수(半身不隨)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의원들이야 매달 꼬박꼬박 세비를 받으니 걱정이 없겠지만 지금 거리에는 실직자와 청년 백수들이 넘쳐나고 있다.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을 다녔어도 일자리가 없어 졸업을 미룬 ‘5년차 대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의원들은 민생의 고통과 눈물이 보이지 않는가.
10%대를 맴도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보여주듯이 ‘반대만이 살길’은 아니다. 171석이나 되는 한나라당이나 청와대도 도무지 야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 강연을 주최한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은 박 이사의 강연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든다. 투쟁만 한다면 대학 총학생회 수준이고, 우리가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진보성향에 가까운 박 이사가 이런 고언(苦言)을 할 정도라면 민주당은 지금의 투쟁방식으로 과연 민심을 얻을 수 있을지 각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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