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농지매입 투기 의혹, 아내가 여생 보내려 산 것”

  • 입력 2009년 2월 7일 03시 01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인 명의의 농지와 관련해 매입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아들이 언급되자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전영한  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인 명의의 농지와 관련해 매입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아들이 언급되자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전영한 기자
윤증현 재정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尹 “관료는 국민이 선택한 정부 떠받쳐야”

사망한 아들 얘기 나오자 눈물 보이기도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투기 의혹과 공직자로서의 철학을 집중 추궁했다. 윤 후보자는 일부 과오를 인정하면서도 무리한 비판에는 적극 맞섰다.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윤 후보자는 경기 양평군 농지에서 농사를 지을 계획이라고 했는데 현장을 가보니 바로 옆까지 도로가 나 있어 농사지을 땅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딸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택을 살 때 8000만 원을 다른 사람에게 빌렸다고 했는데 채권채무 계약서가 없다”며 “증여를 한 게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윤 후보자는 “양평 땅은 집사람이 여생을 보내기 위해 샀고, 딸과 관련해서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면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양평 땅이 1990년대 초 사망한 아들의 죽음과 관련돼 있음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념 성향이 다른 두 정부에서 핵심 경제관료로 일하게 된 것도 야당의 집중 공격 대상이었다. 윤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냈다.

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장관직 제의가 왔을 때 사양했어야 했다.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와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자는 “많은 사양을 했다”면서도 “국민이 선택한 정부가 어떤 국정철학을 갖고 있느냐와 달리 우리 같은 테크노크라트는 자기 생각을 떠나 그걸 떠받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는 지적에 “공직 생활 중에 색깔이나 소신이 없었다면 그런 엇갈린 평가가 안 나왔을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 등은 윤 후보자가 지난해 법률사무소 김&장에 있으면서 연봉 6억 원을 받은 사실을 문제 삼았다. 특정 업체와 유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후보자는 “우려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직업선택의 자유도 있다”고 말했다.


▲ 동아닷컴 이철 기자

▼ “재외국민 투표 관리 사실상 대책 없다” ▼

양승태 선관위원 후보자

한편 국회 행정안전위도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양승태(사진)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했다.

양 후보자는 재외국민 투표와 관련해 “한국의 (부정선거) 조사권이나 선거관리 단속권이 전혀 미칠 수 없고, 사실상 그 부분은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선거법 개정에 대해서는 “규제 위주로 돼 있다는 것을 많이 듣고 있다”면서도 “너무 풀면 네거티브 선거의 폐단이 드러날 수 있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양 후보자가 자질과 도덕성 등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인사청문회를 큰 쟁점 없이 마쳤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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