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를 타고 신원불상자 36명이 서해안을 통해 밀입국한 것으로 밝혀져 서해안의 어느 부분에서 경비에 구멍이 뚫렸는지 해경이 조사에 나섰다.
충남 태안해양경찰서는 9일 전남 여수의 군 관계기관에 밀입국 사실을 자수한 중국 거주 북한 국적의 주모(59) 씨가 “1일 다른 35명과 함께 중국 배를 타고 산둥(山東) 성을 떠나 3일 서해안으로 밀입국했다”고 진술해 태안해경과 군산해경을 중심으로 밀입국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해경은 주 씨가 충남 보령시 대천항을 통해 밀입국했다고 진술했다는 얘기가 있으나, 확인 결과 대천항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경 관계자는 “대천항은 지역 군부대의 레이더가 24시간 모든 운항 선박을 감시하고 있는 데다 경찰이 모든 배에 올라 확인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밀입국이 쉽지 않다”며 “주 씨도 밀입국한 곳이 항포구가 아닌 주변에 산이 있는 해안이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경은 이들이 서해안으로 밀입국한 것은 사실로 밝혀짐에 따라 밀입국 당시 군 레이더에 잡힌 미식별 선박들에 대한 조사에 미흡한 점이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또 밀입국 당일 출항한 배들과 선주, 어민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주 씨는 밀입국한 뒤 친척이 사는 전남 순천시로 왔다가 군 관계기관에 자수했다.
그는 관계기관 조사에서 “한국 국적을 얻기 위해 몰래 입국했다”며 “다른 35명은 모두 제각기 흩어졌으며, 이들이 중국 동포인지 북한 국적자인지는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기관은 이들이 중국 동포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밀입국한 35명의 행방을 찾고 있다. 주 씨는 대공 용의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훈방됐다.
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