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총감인 경찰청장에 올라갈 수 있는 ‘법적 자격’(치안정감 이상의 계급)을 갖춘 사람은 경찰 내부에선 모두 4명. 지난달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조현오(54) 경기지방경찰청장, 이길범(55) 경찰청 차장, 김정식(54) 경찰대학장과 치안정감인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내정된 주상용(57·치안감) 대구지방경찰청장 등이다.
내부 인사로는 조 청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주 청장의 이름도 나온다.
둘 다 고려대를 나왔다. 조 청장은 PK(부산경남)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젊다. 반면에 주 청장은 TK(대구경북) 출신으로 경찰 관행대로라면 58세가 되는 내년 초에 물러나야 하는 점이 걸림돌이다.
주 청장의 경우 내정자 신분이어서 치안정감 임명 절차를 거친 뒤 다시 치안총감으로 ‘고속승진’을 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다른 치안정감들도 임명된 지 2주일 정도밖에 안 돼 조건은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차장과 김 학장은 각각 전남 순천, 충남 예산 출신으로 지역 안배 차원에서 기용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경찰 쪽에선 ‘내부 승진’을 희망하는 분위기지만 치안총감인 강희락(57) 해양경찰청장의 수평이동 카드가 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고려대 출신인 강 청장은 TK 출신으로 지난해 초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경찰청장 후임자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당시 서울청장으로 있던 어청수 전 경찰청장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경찰 내에서 나름대로 신망이 있는 편이지만 조직을 한 번 떠났다는 게 약점이다. 수평이동은 아니지만 과거 안응모 전 치안본부장과 박일룡 전 경찰청장이 각각 해양경찰대장과 해양경찰청장을 지낸 경력이 있긴 하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