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원내대표 “민주, 국회 사보타주”… 민주 “절대 묵과 못해”
한나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쟁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법안의 단독 상정과 심의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이 독려해서 모든 법안을 상정해 달라”며 “야당과 협의가 안 되면 단독으로라도 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대정부 질문이 있는 날은 불가피하지만 없는 날은 상임위원장과 간사들이 독려해서 상임위를 연 뒤 법안을 상정해 법안심사소위에서 처리하고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기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18대 국회 들어와 공식적으로 일 안하고 논 날이 101일이다”면서 “개원 후 8개월 동안 세 달 열흘을 밖에서 데모하고 태국 가서 골프 파티나 하고 실컷 놀더니 이제 와서 19일 이후 법안을 논의하자며 사보타주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한나라당이 ‘단독 상임위 강행’ 의지를 내비친 것은 민주당이 정무위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등 상당수 쟁점 상임위에서 법안의 상정 내지 심의 자체를 거부하며 ‘시간 끌기’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자진 사퇴로 ‘용산 참사’ 문제가 일단락돼 2월 국회가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될 기반이 마련됐다고 보고 법안 처리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미디어 관련법 등 주요 쟁점법안을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할 경우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정책토론회 축사에서 미디어 관계법을 대표적인 ‘MB(이명박 대통령) 악법’이라고 꼽고 “미디어 관계법의 강행 처리는 또다시 국론 분열과 국력 소모를 가져올 뿐”이라며 “마땅히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선 1월 입법전쟁 때와 같은 몸싸움이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의 딜레마다.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2월 국회 때 1월과 똑같은 모습을 보일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를 어떻게 막을지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