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감싸기?… 폭력의원 징계 또 연기

  • 입력 2009년 2월 12일 02시 55분


윤리특위, 아무 결정 못내리고 “내달 2일 봅시다”

‘폭력 의원’에 대한 국회 징계 심사가 또다시 미뤄졌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11일 오전 8시 반 징계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연말 연초 국회 폭력 사태 등으로 제소된 의원 11명, 13건의 안건 심의에 들어갔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지난달 5일 국회 사무총장실 탁자 위에서 뛰고 집기류를 던진 일 등으로,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지난해 12월 18일 외교통상통일위원장실 문을 망치로 부순 일로 각각 한나라당에 의해 제소됐다.

한나라당 신지호 장제원 의원,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1월 17일 행정안전위 폭력 사태로 회부됐다. 한나라당이 “몸싸움 도중 강 의원이 던져 깨진 물컵 파편이 우리 당 수석전문위원의 눈가에 박혔다”며 강 의원을 제소하자 민주당은 “신, 장 의원이 강 의원에게 먼저 폭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물컵이 떨어져 생긴 일”이라고 맞제소했다.

하지만 징계심사소위는 회의 시작 1시간 만에 다음 달 2일 회의를 다시 열기로 하고 산회했다. 징계심사소위원장인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은 “동료 의원들을 처벌하는 것이어서 처리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징계 대상인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은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징계 대상 의원이 징계 심사에 참여하는 것은 윤리특위 자체 규칙(10조 1항)에 어긋난다. 회의 시작 전까지 도착한 의원은 전체 7명 가운데 4명이었다. 지난달 13일 전체회의에 불참했던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이날도 나오지 않았다.

‘폭력 의원’ 징계 심사를 위해 윤리특위가 가동된 것은 올 들어 세 번.

지난달엔 폭력 사태의 책임과 원인을 놓고 여야 간 설전만 벌였고 이달 5일 전체회의는 민주당 의원들이 여야 간 의사일정이 합의되지 않았다며 불참하는 바람에 10여 분 만에 끝났다. 다음 회의는 이번 임시국회의 마지막 날에 잡혔다. 따라서 이번 회기에서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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