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친박 중진들과 주말 부산회동 ‘화합’ 행보
‘이재오 귀국’ 촉각 속 김무성에 원내대표 제안說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월 중순부터 캐나다 등을 방문하는 것을 검토하다 최근 계획을 취소했다.
박 전 대표 측은 22일 “오래전 캐나다 측의 초청을 받아 방문을 검토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없던 일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의 ‘외국행 검토’ 자체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각이 있다.
4·29 재·보궐선거 공천과 당협위원장 임기 만료에 따른 선출 문제 등 친이(親李)-친박(親朴) 갈등을 몰고 올 수 있는 민감한 이슈로부터 한 발 떨어져 있으려고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 지난주까지만 해도 친박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한 달 가까이 외국에 머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방문국도 캐나다뿐만 아니라 몇 개 나라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박 전 대표 측은 ‘한 달 외유 검토’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억측”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친박 의원들 사이에선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박 전 대표가 휘발성이 강한 이슈에 휘말릴 경우 자칫 ‘계파의 수장’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 일시적이나마 외국행을 검토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수도권의 한 친박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현재의 친박 세력과 영남권 지지 세력만으로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친이 진영 일각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박 전 대표 측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박 전 대표 측에 손을 내밀려 하고 있다.
현재 ‘당 화합’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사람은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다. 이 의원은 21일 부산에서 김무성 허태열 서병수 의원 등 친박 중진들과 조찬 회동을 한 자리에서 “당 화합을 위해 발 벗고 나설 테니 맡겨 달라”고 말했다.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 의원이 김무성 의원에게 “차기 원내대표를 맡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뜻을 전했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다음 달 8일경으로 예상되는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이 주요 변수다.
이 의원 주변에선 ‘민감한 시점에 이재오 전 의원이 귀국하면 당의 화합을 깰 수 있다. 4월 재·보선 이후로 귀국을 미뤄야 한다’는 기류가 있었다. 이 의원이 이 전 의원과 ‘상극 관계’인 친박 진영의 김무성 의원을 만난 것이 눈길을 끄는 것은 그 때문이다.
당 화합의 결정적인 변수는 이 대통령의 결심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TV토론회에서 “박 전 대표와의 관계가 알려진 것처럼 서먹서먹하지 않다”고 했지만 친박 진영은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친이 직계 의원들은 집권 2년차를 맞아 이 대통령에게 ‘박근혜 포용’을 강력하게 주문할 계획이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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