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부가 실업급여, 고용유지지원금을 증액하는 등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1조90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노동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박대해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추경예산 편성안’에 따르면 노동부는 당초 1조5000억∼1조6100억 원의 추경예산을 마련했으나, 23일 이영희 장관의 긴급 지시로 이를 1조9000억 원으로 늘렸다.
정부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0조 원 이상의 추경예산을 편성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실업급여 9100억 원 이상 증액=올해 3조3200억 원이 편성됐던 실업급여는 91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실업자 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12만8000명으로 1996년 7월 실업급여를 지급하기 시작한 이후 월별 통계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최고였던 지난해 1월 9만4000명보다 36.2%, 지난해 12월 9만3000명보다 37.6%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도 2761억 원(수급인 35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90억 원(27만1000명)에 비해 26.1%가 증가했다.
보통 대상자의 절반 정도가 신청하던 실업급여 신청률도 재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12월에는 84.4%까지 치솟았다.
노동부 관계자는 “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의 인력 감축이 본격화될 수 있다”며 “당초 예상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실업급여를 대폭 확대했다”고 말했다.
기업이 인위적 감원 대신 휴업 휴직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할 경우 지급하는 고용유지지원금도 당초 예산(583억 원)보다 4배 이상 많은 2400억 원이 편성됐다.
이 또한 총액 증가로 최종안에서는 3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유지지원금 신청건수는 지난해 10월 469건에 불과했지만 11월 1329건, 12월 7472건으로 폭증했고, 올해 1월도 3874건에 달했다.
이 때문에 한때 신청 접수를 중단하고 긴급 예산을 마련해 다시 접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 사업도 대폭 확대=체불 근로자, 실직 가정, 재직 근로자, 훈련 중 근로자 등의 생계비를 지원하는 각종 대부사업도 4, 5배가 증액됐다.
노동부는 당초 이들 사업에 대한 올해 예산을 880억 원으로 편성했으나, 이번 추경에서는 3000억∼4000억 원 이상 증액하기로 했다.
또 장애인, 고령자 등 취약계층의 취업을 돕기 위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에 100억∼200억 원을, 중소기업 청년인턴 사업에도 2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반영할 방침이다.
박 의원은 “세계적인 경제 침체 상황에서 실업대란 등 위기를 이겨내려면 획기적이고 과감한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 장애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예산을 더욱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