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기업 급여 반납 확산

  • 입력 2009년 2월 27일 02시 58분


행안부 “5급이상 1∼5% 떼 소외계층 지원”

서울-부산-울산시 등 최고 20% 반납 결의

SK그룹-KT&G도 일자리나누기 적극 동참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의 고통 분담 움직임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장차관급 이상의 정무직 공무원들에 이어 행정안전부가 5급 이상 공무원의 보수 1∼5%를 떼어 소외계층을 지원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26일 소속 공무원 3200여 명 가운데 5급 이상 1000여 명의 보수 1∼5%를 자율적으로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실장급은 연봉의 3∼5%, 국장급은 2∼4%, 과장급은 1∼3%, 그 외 사무관 이상은 1∼2%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반납하도록 할 계획이다. 월평균 약 5600만 원으로 추산되는 반납금액은 결식아동, 홀몸노인 등 소외계층에 지원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급 실장은 월급의 5%, 국장은 3%, 과장급은 2% 범위에서 자발적으로 기부 액수를 정하도록 했다. 사무관 이하 직급도 원하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다른 부처들도 동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무총리실과 통일부, 외교통상부, 기획재정부, 환경부,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내부적으로 보수 반납을 검토하고 있다.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정부 조직을 총괄하는 행안부의 결정이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이라고 보면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처가 비슷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장차관급 이상 정무직 280여 명은 19일 1년간 봉급의 10%를 떼어 소외계층을 돕기로 한 바 있다.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와 울산시, 부산시 등이 공무원들의 보수 일부 반납을 결정했다. 서울시는 1000개의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5급 이상 공무원은 월급의 1∼5%를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6급 이하는 각 부서에 비치된 ‘희망드림 돼지저금통’을 통해 이 사업에 참여하도록 했다.

울산시에서는 공무원 노조가 앞장서 25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시장부터 하위직 공무원까지 직급에 따라 보수의 3∼20%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시도 5급 이상 공무원이 1∼3%씩의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기업체 중에는 KT&G가 임금동결 등을 통해 200억 원을 조성한 뒤 저소득층 가정을 지원하고 일자리 나누기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SK그룹도 임원들의 임금을 줄여 마련한 재원으로 대학졸업자 1800여 명을 협력업체 등 중소기업의 인턴사원으로 취업시키는 ‘SK 상생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보수 반납 움직임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중앙청사의 한 부처 과장은 “임금 동결에 이어 사실상 보수 반납을 강요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며 “상명하복식의 반납 결정은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한나라, 인턴 400명 채용 추진 ▼

한나라당 일자리특별위원회는 26일 경기침체로 인한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1인당 1명, 국회사무처가 100명 정도의 ‘정책 인턴’을 각각 고용해 모두 400개의 청년 일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자리특위는 정책 인턴의 근무기간을 1년으로 하고 인턴 임금은 각 국회의원이 부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특위는 또 국회 본관 앞에서 ‘힘내라, 청년’을 주제로 대규모 취업박람회를 개최해 청년 600여 명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줄 계획이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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